유럽연합 중 세 번째로 큰 경제인 이탈리아까지 미친 부도 위기 전망으로 인하여 불거지고 있는 유로 붕괴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이달 9일 브뤼셀에서 27개 유럽연합 국가원수들이 모여 그 중 23개국이 새로운 협정을 가결하였다.
이 협정가결에 영국과 헝가리가 반대하고 체코공화국과 스웨덴이 해당 의회의 동의를 이유로 연기하였지만, 주요 골자는 17개국이 공용하고 있는 유로를 살리기 위해서 23개 정부들이 지출과 차용에 엄격한 제한(Strict Caps)을 설정하자는 내용이다. 엄격한 제한은 각국정부들이 앞으로 20년 내에 부채를 경제규모의 60% 이하로 내린다는 제안이다.
제2 규모의 유럽연합 경제국인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과 함께 제1의 유럽 경제국인 독일의 메르켈 수상은 “안정연맹(Stability Union)인 재정연맹(Fiscal Union)을 창설했다”라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동화폐인 유로를 공용하는 유로화폐연맹(Euro Monetary Union)을 창설하였을 때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을 규제하는 재정연맹을 함께 제정하였다면 아마 지금의 유로붕괴 위기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재정적으로 약한 유로국가들이 유로체제의 거대한 경제력을 믿고 정부지출과 차용을 무절제하게 확산하였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유로 살리기 재정연맹을 내용으로 하는 새 협정이 유로를 살리고 유럽연합의 부채부도위기를 극복하며 유럽을 위시한 세계 금융재정 시장의 안정을 100% 가져 올는지는 미지수이지만, 얼마의 효과는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23개 유럽연합 국가들이 가결한 재정연맹협정은 2가지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는 17개 유로존 국가들 간의 강력한 결속은 위기에 처한 유로를 안정화시키고 살리는 데에 크게 기여할지는 몰라도 동시에 유럽 연합 내 분열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이다. 유로 공용 국가들과 유로 비공용 국가들 간의 분열, 유로 공용 국가들 내에서도 국민경제의 건전성과 중요성에 따라 일어날 분열 등 어쩌면 2개, 3개, 4개, 5개의 층으로 분열될지도 모를 일이다.
핀란드의 유럽 담당 장관인 알렉산더 스터브는 “시장에는 건강한 자들과 건강하지 못한 자들이 있게 마련인데, 앞으로의 유럽 연합규정을 관망하면 쇼를 연출하는 국가들은 AAA등급 국가들일 것이다”라고 유럽연합 내의 분열을 예견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분열은 미국 경제 다음으로 제2대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유럽 경제를 해체시켜 세계 경제성장의 주요 근거를 허물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둘째 문제점은 유로 재정연맹이 국가부채를 통제하여 국가부도를 막고 유로를 살리는 역할을 할는지는 몰라도, 결국 국민경제의 내핍(Austerity)을 강행하는 부정적 경기부양정책(Negative Stimulus)이므로 유럽연합 경제로부터 수십억 유로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해 새로운 경제침체에 돌입하게 될지 모른다는 문제이다.
정부지출과 차용을 통제하는 새 협정은 그렇지 않아도 10%를 상회하는 실업률을 더 높일 것이고 2% 이하의 경제성장을 더 더디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 효과가 세계 경제에 파급될지도 모를 일이다. 예를 들면 유럽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중국의 공장들이 문을 닫는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 경영학 교수인 피터 모리치는 “이미 지중해 경제권들이 쇠락하고 있고 독일 등 건실한 경제권들도 저 성장률을 나타내기 시작하고 있다”라고 재정연맹의 새 협정이 가져 올는지 모르는 부정적 경기진작 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복지국가 위기의 문제는 미국이라고 없는 것은 아니다. 복지국가 위기의 문제는 성장 대 분배를 적절히 조절하는 ‘포괄적인 전략’(Comprehensive Strategy)이 요구된다.
백 순/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