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꼼수’ 자양분

2011-12-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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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꼼수다’ 열풍이 불고 있다. 알듯 모를 듯, 쉬운 듯 난해하고 선문답 같은 이야기를 멤버 4명이서 주고받는 가운데 또 다른 멤버가 이해를 돕고, 사회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하지만 주류 언론에서는 다루지도 않고, 감히 못하던 부분들을 하나씩 시원하게 발라내 버린다.

이들을 두고 혹자는 언론으로서 무책임하고, 여론을 선동하며, 편파적이라고 폄훼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 열기는 오히려 도가니가 된다. 그들은 말한다. 우리는 언론이 아니지만 언론이 해야 할 성찰을 제시하다고.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선동 당할 수준은 이미 아니라고 주장한다.

1980년 27.2%였던 대학 진학률이 2010년 79%로 30년 사이에 국민의 사회 정치적인 의식수준은 이미 세계적 수준 이상이 되어 있다, 그런데도 집권세력은 막걸리 고무신 세대에나 통할 법한 선전을 구사하고 있다.


또 언론은 제 역할을 방기하고, 특히 주류 언론의 국민 바보 만들기와 여론 호도로 가치관을 마비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사회 지도층의 비뚤어지고 뒤틀린 역사관이다. 일부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개인의 보신과 출세 이외에는 관심 없는 처세와 리더십 부재의 인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도 ‘나꼼수’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런 상황들은 ‘나꼼수’의 자양분이다. 눈엣가시 같은 ‘나꼼수’를 어떻게 없애버릴까 골몰하는 어리석은 ‘꼼수’는 이미 어림도 없다. 팟캐스트 세계 1위 청취율과 국내 600만 명 이상의 열렬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 하겠는가. 간단하다. 보다 투명하고, 정직하면 ‘나꼼수’가 설 자리는 없다.


강창구 /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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