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계종 13대 종정에 진제 스님

2011-12-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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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으로 추천, 만장일치 추대 ‘남진제 북송담’ 대표적 선승

▶ “참선법 보급… 시대 아픔 함께”

조계종 13대 종정에 진제 스님

14일(한국시간) 대한불교 조계종 제13대 종정에 추대된 진제스님이 종정추대회의를 마친 뒤 대웅전으로 향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3대 종정에 동화사 조실이자 대종사인 진제(77) 스님이 추대됐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14일 오후 2시(한국시간)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추대회의를 열고 진제 스님을 제13대 종정으로 추대했다.

종정추대회의는 제적의원 25명 중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독 추천된 진제 스님을 20분 만에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임기는 5년. 진제 스님은 추대 직후 조계사 대웅전으로 이동해 헌향과 삼배를 마친 뒤 총무원장 등 종단 부·실장스님으로부터 하례를 받았다.

원로회의 사무처장 덕문스님은 브리핑에서 “추대식은 현 종정인 법전 스님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25일 이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제 스님은 덕문 스님을 통해 “산승은 앞으로 우리 종단의 화합과 수행을 위해 원로 스님들의 고견을 받들 것이며, 동양정신문화의 정수인 간화선(화두 참선법)을 널리 진작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수락의 말을 전했다.


또 별도로 마련한 소감문을 통해 “오늘날 세계는 물질이 인간의 주체인 정신을 지배하는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치관이 전도되어 지구상의 질서가 허물어지고 점점 혼탁해가고 있다. 그러므로 어려운 이웃과 고통 받는 중생이 있는 곳에 우리 모두가 아픔을 함께하며 이 시대 정신사의 향도자 역할을 다하여야 되겠다”고 밝혔다.

또 “각자 자기의 직분에 성실한 가운데 ‘마음 닦는 수행’을 생활화하자”면서 “우리 인류정신문화의 정수인 이 선법을 수행한다면 모두가 나의 본래 면목을 찾음으로써 이 현실세계에서 모든 인류가 상대를 초월한 절대적인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종정은 조계종단의 법통을 상징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종단 최고의 권위를 갖는다. 법어를 통해 불가와 세속에 가르침을 전하지만, 종무 행정을 이끌지는 않는다. 다만 종정은 조계종의 ‘큰 어른’이라는 남다른 상징성 때문에 그동안 최고의 선승이 추대됐다. 성철 스님을 비롯해 효봉·청담·고암·서옹·서암·월하·혜암 스님 등이 종정을 역임했다.

1934년 경남 남해 태생인 진제 스님은 ‘남진제 북송담’으로 회자될 정도로 한국 불교계를 표하는 선승이다. 지난 9월에는 뉴욕에서 열린 간화선 대법회에서 한국불교의 진수를 전파해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1953년 해인사에서 출가한 진제 스님은 석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이어 1958년 해인사에서 구족계를 수지했고 1967년 향곡 선사로부터 법을 물려받아 경허-혜월-운봉-향곡 선사로 이어지는 정통 법맥을 이었다. 1971년 해운정사를 창건해 조실을 맡고 있으며 1994년부터 동화사 금당선원, 1996년부터 조계종 기본선원의 조실도 겸한다.

산중 스님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간화선 수행법을 일반인에게 전파하면서 선의 대중화에 앞장섰으며, ‘돌사람 크게 웃네’ ‘석인은 물을 긷고 목녀는 꽃을 따네’와 영문 법어집 ‘오픈 더 마인드, 시 더 라이트’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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