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봉사상 받은 한인교회

2011-12-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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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윤실 호루라기

언젠가 이 지면을 통해 교회는 천국을 지향하므로 영혼 구원이 제일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상의 사회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봉사도 이에 못지않게 필요하다는 요지의 글을 쓴 일이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한인 교회들을 보면 전도와 선교에는 지나칠 정도로 열심이지만 이웃과 사회를 돌보고 섬기는 데에는 많이 소홀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교회가 일반인들의 눈에 자기들만을 위하는 이기집단으로 비춰지고 결국 백안시당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이러한 우리들의 약점을 극복하고 소속교단 산하 신학교로부터 사회봉사상을 받은 한인교회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동부 버지니아 리치몬드에 있는 ‘주예수교회’다. 이 교회는 PCUSA에 교단에 속해 있는 교인 500여명 정도의 중형교회다. 이 교회가 올해 교단 소속의 리치몬드 유니온 신학교가 매년 지역사회를 잘 섬기는 교회 한 곳에 주는 사회봉사상(Elinor Carry Award)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 교단에 속해 있는 1만1,000여 교회 중에서 한인교회가 이런 큰 상을 받은 것은 교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교회의 배현찬 담임목사님은 기독교 사회윤리를 전공하시고 초대 워싱턴 기윤실의 공동대표를 지내신 분이시다.

이 교회는 연간 80만달러 정도의 예산 중 약 30%를 선교와 구제·사회봉사비에 반반씩 쓰고 있다.

현재하고 있는 사회봉사 활동으로는 첫째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이 함께 참여하는 음악제, 둘째 먼로 공원에서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일주일 동안 숙소를 제공하는 카리타스(CARITAS), 셋째 지역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의 집을 수리해 주는 ‘Renew Crew’, 넷째 웨스트버지니아 아팔래치아 산맥의 빈민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아팔래치아 서비스’(Appalachia Service), 다섯째 주중에 교회 체육관을 개방하고 문화 축제 등을 개최하는 사업 등이 있다.

한인사회를 위해서는 무궁화 한글학교와 무궁화 노인대학을 무료로 운영하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특별히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카리타스 프로젝트는 여성 노숙자들을 교회로 초청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미용, 샤워, 세탁, 취침, 발마사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한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이 교회 교인의 약 40%가 이런 봉사활동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의 선두에는 언제나 담임목사인 배현찬 목사님이 계신다. 교회와 사회단체를 막론하고 좋은 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앞으로 이민사회에 이런 좋은 교회가 속속 나와서 흐려진 교회와 한인사회의 이미지가 새롭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참고로 이 교회의 웹사이트는 www.ljkc.org임을 알려드린다.


유 용 석 장로 / LA 기윤실 실무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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