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환계(連環計)는 중국의 고대 병법인 36계 가운데 35번째 계책이다. 이름 그대로 ‘고리를 잇는 계책’이란 뜻이다.
두 가지 이상의 계책을 연계해 사용하면 강한 적을 무찌를 수 있다는 개념으로, 바로 적끼리 서로 묶고 묶이도록 하여 행동을 둔화시킨 후에 공격하는 것이 연환계가 지닌 본래의 핵심 내용이다.
그 연환계의 의미는 연의 삼국지를 통해 다소 변질돼 알려졌다. 적벽대전에서 방통이 조조를 속여 위의 대 선단(船團)을 쇠사슬로 연결하게 유도한 뒤 주유와 제갈량이 동남풍이 부는 시점에 화공(火攻)을 펼쳐 대승을 거둔다. 그 계책이 연환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어선들의 서해 불법 조업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 떼 지어 한국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해 고기 씨를 말린다. 그도 모자라 한국 어부들이 쳐놓은 그물을 파손하는가 하면 어구까지 마구 파괴한다.
이제는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다. 목포 신안 앞바다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어로를 단속하다가 한 국 해경이 숨진 것이 3년 전의 일이다. 이번에는 소청도 앞바다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나포하던 해양경찰 특공대원이 중국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중국 어선들의 준동은 날로 흉포화 되고 또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다. 종전에도 이들이 도끼나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저항한 것은 다반사이긴 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 해경의 승선을 막기 위해 갑판에 날카로운 쇠꼬챙이를 박는다.
그리고 도입한 것이‘ 현대판 연환계’다. 중국 어선들이 모선을 중심으로 서로 밧줄로 묶어 해경의 단속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숫자를 믿고 남의 나라 주권은 아예 무시하는 횡포를 서슴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 중국 어선들로 하여금 제멋대로 한국 해역을 유린하게 하고 있나. 물렁물렁하기만 한국 정부의 대응 때문이 아닐까.
불법어로를 펼치다가 단속에 걸리자 삽과 쇠파이프를 들고 저항한 중국 어부를 한국 해경이 체포하자 중국정부는 “문명적 법 집행을 하라”며 고압적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였다. 외교마찰을 두려워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연환계란 다른 말이 아니다. 현대판 인해전술이다. 숫자만 믿는다. 그걸 믿고 횡포를 부리고 또 한 덩어리가 돼 공격한다는 점에서. 그 인해전술은 어떻게 제압됐나. 화공이다. 그렇다고 중국어선에 불을 지르라는 말이 아니다.
이웃 국가와 협력하되 오만한 자세로 나오거나, 불법행위를 하면 아주 따끔한 맛을 보여준다. 그것이 현대판 화공이다. 오늘날 국제관계에도 널리 적용되는 이른바 ‘팃포탯(Tit-for-Tat)전략’게임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무원칙의 저자세 외교는 치욕만 불러 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