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연말시리즈 2011년 부동산시장을 돌아본다 2. 모기지 시장

2011-12-10 (토)
크게 작게

▶ 까다로운 심사기준, 모기지는 그림의 떡

올해 모기지 이자율은 4% 미만(30년 고정)으로 사상 최저를 이어갔지만 대출 기관들의 엄격한 심사 기준으로 모기지 신청율과 승인 건수는 모두 저조한 한 해였다. 또한 재융자를 하기에 좋은 상황이지만 주택 가치 하락과 소득 감소로 자격 요건을 갖춘 소유주도 줄어 실제 혜택은 크게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주택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신규 모기지재융자프로그램(HARP)으로 깡통(underwater)주택 소유주들에게 재융자의 숨통이 트였다.

■ 모기지 승인받기 더 어려웠다
주택 버블이 꺼지기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 모기지 승인 기준으로 모기지 융자는 어느 때보다 훨씬 어려웠다. 예를 들어 5년전인 2006년 중간신용점수는 729점 수준이었고 637점 이하는 우량(프라임) 모기지를 얻을 수 없었다. 지난 9월 기준으로는 중간신용점수가 770점까지 올라갔고 우량모기지 기준도 691점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예전에는 비우량(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통해 높은 이자율로 융자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신용점수가 형편없을 경우 모기지자체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또한 융자리스크에 따른 차별화된 수수료가 적용되어짐에 따라 우량모기지라 하더라도 신용점수가 아주 높지 않을 경우 수수료를 피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이에 따라 높은 이자율이 부과된다. 그만큼 모기지 융자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 저렴한 이자율과 재융자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따르면 연초 5%를 한때 넘었던 30년 고정 모기지는 지난 10월 6일 처음으로 4%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후 경미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11월 초 3.99%로 다시 떨어진 후 12월 둘째 주 3.87%를 기록하는 등 4% 이하를 연말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모기지이자율이 바닥을 치면서 재융자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크게 주목할 정도는 아니다. 모기지 전문가들에 의하면 재융자 붐이 일어나려면 0.5%정도 이자율이 하락해야 하며 1년전 4.25%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75% 수준까지는 더 떨어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4.25%수준에서 재융자를 했고, 재융자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모기지융자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비록 이자율이 4%아래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재융자에 있어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 것이다.

■ 주택 경기 활성화 위한 HARP
연방정부가 10월 주택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모기지 대출 혁신방안을 내놓았다. 부채보다 주택 가치가 낮은 이른바 ‘깡통주택’ 수백만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재융자 프로그램(Home Affordable Refinancing Program. HARP)’의 개선안이다.

12월 1일부터 시행된 이번 개선안의 중점 내용은 ▶페니 매와 프레디 맥이 보증한 모기지 부채가 주택가격대비 125%를 넘는 경우에도 재융자를 허용하고 ▶주택 감정과 재융자 요건을 크게 완화하며 ▶재융자 철차에 따른 수수료를 대폭 완화하는 것 등이다.실제로 HARP는 이미 2년전 시행된 정책이지만 혜택을 받은 89만4,000가구 중 깡통주택은 불과 7만가구에 불과했다. 그동안 모기지 납부를 성실하게 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주택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이유로 재융자를 거부하던 모기지 기관들에게 이를 허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개선안의 중점이다.

예를 들어 깡통주택이란 이유로 재융자를 거부당했던 소유자가 이번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 30만달러에 대한 모기지를 현재 5.75%에서 4%로 재융자한다면 한달에 35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 오락가락한 점보 모기지
정부가 매입과 보증을 해주는 점보(Jumbo) 모기지의 기준선이 변경을 거듭했다. 국책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10월 1일부터 72만9,750달러인 점보 모기지 기준을 62만5,500달러로 내렸다. 하지만 불과 한달만에 미 의회는 이를 다시 원상 복귀시켰다.

당초 융자한도를 낮춘 이유는 모기지 시장에 대한 연방정부의 개입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점보 모기지 기준이 강화되면 주택 구입자들로서는 다운페이먼트 비용이 늘어나고 높은 이율을 물어야 하는 모기지의 한도가 낮아지는 불리함을 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결국 “가뜩이나 어려운 주택시장을 더욱 옥죄고 있고 아직 주택시장이 변화를 받아들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결국 정부는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위축된 주택 시장
의 활성화를 위해 41만7,000달러였던 점보 모기지 기준을 현행으로 올렸다가 2년여만에 다시 내리고 한달여만에 다시 올리게 된 것이다.

파인리지 모기지의 고진성 대표는 “올해 모기지 부분에서 큰 이슈였던 점보 모기지 변경과 HARP는 한인들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어쨌든 재융자 요건이 완화되고 수수료가 인하되면 실제 혜택이 집주인들에게 돌아가고 결국 경제에 도움이 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연방준비위원회가 200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모기지 이자율도 현재의 수준이나 0.5% 이내에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년도를 전망했다.

<박원영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