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에너지 공급차질 장기화 우려 고조… “유가, 117달러 넘어 출발할수도”
▶ 변동성 급등에 유가 ETF에 개인투자자 자금 쏠림…밈 테마주化 우려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에 정박 중인 유조선 [로이터]
미국이 이란의 핵심 석유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의 군사시설을 공습하면서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더욱 커지며 국제유가가 또 다른 혼란의 한 주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시장분석가는 블룸버그에 "하르그섬의 운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석유시장은 최근 사태 전개를 좋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서 하르그섬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번 주도 불안한 출발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시장 리서치업체인 쇼크 그룹의 스티븐 쇼크 창업자도 "우리는 여전히 고속도로 추월차선을 맹렬한 속도로 질주하면서 언제 출구로 빠져나올지 기약이 없다"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7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급등 출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앞서 지난주 주말 휴장 직후 아시아장이 개장하자마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장중 배럴당 119달러대까지 오른 바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 한 주간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며 배럴당 103.14달러에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주말 휴장 기간 새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보석(crown jewel·가장 귀중한 자산)"으로 부르며 이곳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는 보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품위를 이유로 나는 이 섬의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하르그섬 군사시설 공습이 이 섬을 장악하기 위한 미 지상군 상륙의 사전 정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언론들은 미 해병이 승선한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은 미군이 하르그섬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자 개전 후 처음으로 비(非) 미국 자산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고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 에너지 시설을 타깃해 드론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푸자이라 항구는 호르무즈 해협의 바깥쪽 인도양과 통하는 오만만에 있으며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UAE의 마지막 핵심 석유·가스 수출항으로 남은 곳이다.
푸자이라 항구의 선적 작업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15일 재개된 상태다.
스위스은행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하르그섬에서 원유 수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긴장 완화를 기다리고 있다"며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여전히 제한된 상황에서 유가 향방은 여전히 상승 쪽을 가리키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급등락하면서 유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에 투자하는 미국오일펀드(종목코드 USO)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3억3천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일간 기준으로 지난 2020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유입량이다.
유가 하락에 2배 레버리지로 베팅하는 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숏 블룸버그 크루드오일펀드(SCO)에는 지난 11일 하루 2억2천만 달러가 들어오면서 펀드 출범 사상 최대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거래 문턱이 높은 원유 선물 시장과 달리 ETF는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유가가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이고 개인투자자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월가 안팎에선 유가가 개인 투자자들의 '밈 테마'(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테마주)처럼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