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디 걸리기만 해 봐라”

2011-12-0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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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은 수년째 오르기만 하는 학비에 항의하며 총장실 앞에 무더기로 드러눕고 경찰이 페퍼스프레이를 아이들 얼굴에 뿌렸다며 전국 부모들이 분노한다. 또 1%의 가진 자들이 전체 60%의 부를 가지고 있다고 항의하며 수천명이 월가를, 대도시를 점령하면서 분노하고 한국에서는 FTA가 결국은 한국을 말아 먹을 거라며 수만명씩 모여 분노한다. 세상은 온통 분노로 가득하다.

9월에 시작된 월가 점령시위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소득 불균형에 따른 부의 편중현상과 폐해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시위대는 상위1%가 전체 총소득의 25%이상을 독식할 뿐만 아니라 전체 부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편중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며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99%는 결국 1% 가진 자들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외친다.

또 지난 10년동안 하버드 대학 졸업생의 절반이상이 금융권에 종사한다는 통계는 우수한 두뇌들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학이나 세상을 변화시키는 첨단공학에 몰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돈을 쉽게 그리고 많이 벌 수 있는가에만 몰두하는 증거라고 비판한다.


나눔을 모르는 탐욕이 주범일 것이다. 몇천달러 더 준다하면 명예, 꿈, 약속, 동료애 같은 것들은 다 팽개쳐 버리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모든 것이 돈 놓고 돈 먹기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 마음이 급하다. 없는 자, 빼앗긴 자들은 분노한다.

절망하면서 “나는 꼼수다”같은 허접한 인터넷 방송에 열광한다. 쌍 소리에 어눌한 영어 써가면서 특히 가진 자, 있는 자들을 싸잡아 나쁜 인간, 비열한 인간 만들어 버리는 몇 꼼수에 정신을 판다.

그러나 분노한다고 바뀔 세상이 아니라면 나를 바꾸면 될 일이다. 서로 격려하고 마음에 감동을 주는 말만 듣기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은 짧다. 돈이 없는 것은 다소 불편한 뿐이지 분노할 일은 아니지 않는가?


김훈 / 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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