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서 당한 차별

2011-12-05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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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 쯤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8년만의 방문 인지라, 다소 기대감과 흥분된 마음으로 고국 방문길에 올랐다. 어찌나 많이 변화 되었는지 나는 그야말로 누가 보아도 촌뜨기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하루는 명동 중심부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가,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가장 복잡해 보이는 명동 8가 길을 천천히 걸으며 구경을 하기로 했다. 하도 인파가 많아서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저절로 어디론가 떠밀려 갈 것 같았다.
팔다리에 힘을 주고, 화장품 가게가 즐비한 골목을 지나면서 보니, 모든 가게마다 젊은 아가씨들이 한결같이 손에 화장품 샘플들을 들고 흔들며 일본말만 하면서 손님 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나다니는 손님들 대다수가 일본인들임을 한눈에도 알 수 있었다.

나도 어느 가게에 들어가 내가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는지 점원에게 물어보니 없다고 한다. 그 순간 입구 쪽에서 “손님 나가 주세요”라는 말이 들려왔다. 손님과 무슨 마찰이 있는가 보다 하고 있는데, 금세 주인 여자로 보이는 사람이 내게 오더니 “가게 분위기 흐려 놓지 말고 얼른 나가 주세요” 하는 것이었다.


“아니, 손님을 이렇게 대하는 법이 어다 있어요”라며 내가 반박 하니 “여기는 일본인 손님만 받는 곳이에요. 공연히 한국 사람이 분위기 망쳐 놓지 말고 어서 나가세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나는 결국 개처럼 쫓겨나고 말았다. “어머, 기가 막혀서 참...”하며 나오는 내 뒤통수에 대고 뭐라고 또 욕을 하는 것이었다. 얼굴이 후끈거리고 따가웠다.

대한민국에서, 한국 가게에서 한국인 손님을 안 받는다는 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독도는 우리 땅, 위안부에 대한 사죄와 배상 문제를 운운 하면서 일본인 손님만을 받으며 먹고 살겠다는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그 일이 있은 후로는 명동 거리에서 상점에 들어가기가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어
디는 들어가도 되는 곳인지 눈치를 보게 되는가 하면, 아무 말 없이 집어 들고는 계산만 하고 나오기도 했다. 내 나라에 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손님은 왕”이라고 외치던 시절이 분명 있었는데 말이다.


양한나 / 풀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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