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를 성공시키는 교육

2011-12-05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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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어른들은 자식을 낳을 때 “제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 말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음미해 보면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재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이를 잘 갈고 닦노라면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판소리 흥부가에 나오는 흥부의 자식들은 모두 25명인데도 흥부가 그렇게 태연자약했던 것은 아마도 자기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는 속담은 이러한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말의 참 뜻은 언뜻 보기에는 미련하고 좀 덜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다 제각기 숨겨진 재주 하나 쯤은 갖고 있어서 타고난 성격과 노력으로 한 세상을 살게끔 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문화와 생활 습관은 달라도 유태인 어머니들 역시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 독특한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고 믿고 있어서 자기 아이가 남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노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그네들은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내 아이만의 개성과 잠재적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렇게 키우고 가르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믿음 역시 우리의 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느 연구에서 스스로 ‘중산층에 해당한다’고 믿고 있는 1,500명의 사회 초년생들에게 직장선택의 기준을 물어 보았더니 83%(1,245명)가 “돈 많이 주고 승진이 빠른 직장”이라고 응답했고 17%(255명)는 “자기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직업 선택의 기준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이 응답한 기준에 따라 직업을 선택한 응답자들을 20년 후에 다시 조사해 보았더니 이들 중에서 101명의 백만장자가 배출되었는데 단 1명을 제외한 100명이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선택했던 17%(255명) 중에서 나왔다고 한다.

돈 많이 주고 진급이 빠른 직장을 택한 사람들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20년을 뛰었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일을 하며 소득을 올리면서 살기는 했지만 자신의 적성과 개성에 맞는 직장을 택한 사람들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여 성공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살았다고 한다.

부모 세대와는 생활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 요즈음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개성과 잠재능력’에 대한 믿음이나 이해보다는 아이들을 자신의 희망이나 욕심으로 키워가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부모들일수록 아이들의 성격이나 적성은 무시한 채 부모의 욕심대로 자녀들을 ‘다목적 만능인’(multipurpose talented person)으로 키우려는 듯 온갖 재능 교육을 다 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는 물론 심하면 자녀와의 갈등까지 겪으면서도 젊은 부모들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그 큰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지금 현명한 부모들이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아이들의 ‘적성과 잠재능력’을 찾아서 이를 계발해 주고 길러주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선조들의 이야기나 유태인들의 자녀교육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을 통해서 자신의 아이가 어떤 재능을 갖고 있든지 간에 네가 갖고 있는 재능이 ‘제일’이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심어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아주 작은 재능이 보이더라도 칭찬하고 격려해 줌으로써 이를 더 강화해 줄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제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갖고 태어나는 것”이라면 되도록 빨리 발견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이를 갈고 닦아 더 크고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규성/가정 프로그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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