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힘에 대한 유연한 발상

2011-11-1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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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극적으로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안에 합의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양당은 치밀한 정략을 세워야 하기에 협상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이들의 타협을 지켜보면서 힘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상대방이 힘을 80 정도 가지고 있다면 나는 20밖에 없는 것이고, 내가 80 정도 갖고 상대방이 20 정도 가져야 안심한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힘을 더 많이 뺏어야 내 힘이 더 세질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늘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힘에 신경 쓰고 견제하고, 그러다 보면 정작 해야 할 일보다 엉뚱한데 더 정신을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배우자나 친구사이 혹은 교회내 목회자와 교인사이 등 주위의 모든 관계에서 겪는 갈등은 힘을 이러한 고정된 숫자로 인식하고 상대방과의 싸움으로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힘을 고정된 숫자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공동체는 불안과 갈등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기 마련이다. 지금처럼 스트레스 받기 쉬울 때는 유연성 있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만 먹고 살려고 하거나, 남을 휘두르기만 해서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가 없다.


힘이란 상대방과 나누어 가질 때 더 건강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렇게 볼 때 힘은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상대방의 영향을 받을 줄 아는 것도 힘이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존중해주며, 그들의 영향을 받을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장보철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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