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고엽제피해 전우들

2011-10-3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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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속에 얼마 전에 만난 Y 전우의 어눌한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고 코끝이 찡해진다. 아 무 힘도 되지 못한 채 헤어지고 난 후 한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 날 수가 없었다.

베트남 참전 용사들이 오래전 열대 정글에서 함께 싸우고 지금 말 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있는 고엽제 전우들을 위한 시위를 했 다. 워싱턴, 한국 대사관과 연방 의사당 앞에서 그리고 백악관 앞 에서 생업을 뒤로 하고 초로의 전우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Y 전우는 이런 시위에 참가하 지 못한다. 고엽제에 의한 중추 신 경 장애증 때문이다. 걸음을 잘 걷 지 못하는 그는 화장실 가는 것조 차 힘들다. 그 통증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한다.


Y 전우는 15년 전 통증이 시작 되었다고 한다. 2009년 2월에 한 국 국가 보훈처로부터 고엽제 환 자로 판정을 받았지만, 바로 그 전해인 2008년에 취득한 미 시민 권 소유자라는 이유로 보상청구 가 기각되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래 한 곳에 앉을 수도 없고, 밤에 한 자리에 누워 있을 수도 없어 2시간마다 약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 는 미 시민권자라고 이들을 외면 한다. 이들이 베트남 전쟁에 참여 하였을 때는 분명히 한국인이었 건만.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5,000 여 명의 용사들의 가족에게 한 국 정부는 과연 어떤 보상을 해 주었는가? 인터넷에서 한국에 있 는 고엽제 환자 미망인들이 보훈 처에 찾아가 호소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남편이 죽으면 그나마 보내오던 수당도 끊겨 삶이 더 척박해진 미망인들이 눈물로 한 국 정부에 계속 호소하고 있다.

초로에 들어선 용사들이 동료 전 우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발 벗고 궐기하여 온 세계에 한국정부의 비 인도적이고 무정함을 알리고 미국 정부에 도움을 호소한다. 베트남 참 전 전우들을 제발 외면하지 말고 도움의 손길로 일으켜 달라고.

박현숙 / 워싱턴 문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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