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카다피의 최후를 보라

2011-12-0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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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목사·미주성결대 명예총장

리비아의 국가원수였던 무 아마르 카다피가 죽었다.

그 냥 죽은 것이 아니라 참혹하 게 총살당했다. 그것도 하수 구에 숨어 있다가 최후를 맞 았다는 보도다. 참살당한 그 의 얼굴 사진을 보니 독재자 의 최후가 어떤 건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의 죽음과 함께 세계 최 장수 독재정권도 끝났다. 42 년 철권정치였다던가. 튀니지 에서 불어온 ‘재스민 혁명’의 바람이 이집트를 거쳐 리비 아에서 역사의 거대한 물줄 기를 바꿔 놓았다.

아프리카 와 중동에 불어든 민주화 그 리고 민중화의 거센 불길이 마침내 리비아도 통째로 삼 켜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재스 민처럼 향긋한 혁명은 아니 었다. 수많은 생명의 피 값을 혁명과정에서 지불해야 했다.

그런 만큼 우리는 더욱 값진 역사적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를 통하여 앞으로의 인류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 가야 할지 철저히 파헤쳐가 며 결론을 얻어야 한다. 그리 고 그 결론을 힘차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우선 독재정권은 더 이상 안 된다는 교훈이다. 인류는 일찍부터 이런 교훈을 피 값 을 지불하고 얻었지만 독재 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 다. 한국에서는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독재정권 이 무너졌다.

서슬이 시퍼렇 던 박정희 정권도 몇 방의 총 알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필 리핀의 민중 파워를 통하여 마르코스 독재정권이 종언을 고했다. 공산독재 정권들도 여럿이 비극적 최후를 맞으 며 붕궤되었다.

정치는 그것이 어떤 형태이 건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어 야 한다. 독재정권들은 대체 로 처음에는 국민을 위한다 는 대의명분과 또 어느 정도 는 순수한 사명으로 출발한 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권 력기반이 강화되면 국민을 위 한 정치를 해야 할 사명을 새 까맣게 잊어버린다.

오히려 국 민을‘ 정권을 위한 노예’로 전 락시킨다. 어디 세계 역사에 서 독재의 순수한 초심이 변 질되지 않은 사례가 있던가. 결국 인류의 가장 고귀한 투쟁목표는 바로‘ 자유를 향 한 대행진’이라는 걸 이번에 도 철저히 경험했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 재스민 혁 명이 성공한 나라들이 곧바 로 재스민의 나라가 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어쩌면 더욱 사나운 독재의 발굽 아 래 짓밟히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이 런 나라들은 자유를 향한 투 쟁에 큰 도약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카다피의 죽음은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서도 큰 혁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종교들은 유일신 신앙 때문에 그 자체 가 독재체제의 온상이라는 성 격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신 을 통치자로 존중하기 때문이 다. 그런 점에서 종교는 자주 독재정권을 지원하는 수단이 되어 왔고 독재자를 신격화시 키는 기반이 되어 왔다. 이것 은 기독교도 마찬가지였다.

그 리고 기독교와 상당히 많은 공통분모를 가진 이슬람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이제 종교들도 독재정권과 밀착하여 전성기를 구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걸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자유 민주주의가 교회에서 출발했 던 서구역사에서 교훈을 얻 어 종교지도자들도 민주화와 자유화를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족벌주의는 반드 시 척결되어야 한다는 교훈 을 얻어야 한다. 카다피 정권 의 몰락은 그의 가족의 몰락 이 되었다. 그의 7남1녀 가운 데 4명의 아들과 3명의 손자 가 정권교체를 위한 전쟁에 희생되었다.

그들이 모두 리비 아 정부의 요직을 독점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인과응보다. 이 점은 세습목회에 분주 한 오늘의 한국교회는 물론 이북의 3대 세습정권이 가장 큰 충격적 교훈으로 받아들 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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