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초 모양 대신 촛불을

2011-10-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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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는 개체의 고유 함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이 존재계 속에 들어 있는 수 많은 모래알 중에서 ‘똑같 은’ 모래 두 개를 찾아낼 수 있을까. 모든 존재는 제 각각 의 유일함을 지니고 있어서 ‘똑같은 것’이 두개 있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있 는 모든 봉우리들도 그 나름 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그 당연한 일 조차 종교계에서는 전혀 용 납이 되지 않고 있다. 참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종교계 에서는 항상 벌어지고 있다.

예수교도들은 ‘ 석가모니’ 라는 봉우리의 가치를 즐기 지 못하고, 알아보지도 못하 고, 인정하지도 못한다. 불교 도들은 “석가모니만 깨달은 사람이기에 예수로는 부족하다”라고 느낄 것이다.


종교계에서는 대개 자기의 종교를 넘어 다른 종교의 깨 달은 사람들에 대하여서는 입도 열지 못하게 되어 있다. 심지어 다른 종교를 쳐부수 고, 배척하는 것을 자기 종교 에 대한 믿음이고 충성이라 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당연한 차이점과 고유함 을 인정 못하는 꽉 막힌 사 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 다. 촛불을 보면서 초의 모양 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초는 원래 여러가지 모양, 빛 깔, 크기로 만들어 질 수 있 다. 초의 높이, 굵기, 모양과 빛깔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 다. 그러나 모양이 제각각인 초에서 나오는 불꽃은 같다. 불꽃을 보아야 할 것이다.


이상봉 /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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