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1-10-18 (화) 12:00:00
이제 남은 건 꿈뿐이다
떠나올 때 가지고 온 짐이라곤
꿈뿐이었지만
오래전 성공하여 돌아가리라던
꿈 깨져버린 그 후에도
남은 건 꿈뿐이다.
간밤에 양도깨비에게
쫓기는 꿈밖에 꾼 것 없지만
샌드위치 싸는 새벽에도
꿈을 꾼다.
오버타임을 끝마치고
돌아오는 서브웨이 안
못 인종들 틈에서 졸고 있지만
꿈을 꾼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가야할 그 곳
계단을 오르며 보아야 할
파아란 하늘을 꿈꾼다.
박성민(1955 - ‘)꿈’ 전문.
‘마마’라는 한국영화를 감동 깊게 보았다. 동반자살하려던 엄마가“희망은
우리를 버리지 않는데, 우리는 희망을 버린다”라는 말을 떠올린 어린 아들의
말을 듣고 삶의 의지를 되살린다. 캐나다 동포인 박성민 시인의 위 시를 읽
다가 다시금 희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꿈 깨져버린 그 후에도 남은 꿈’
이야말로 진정한 희망일 것 같다. 모든 걸 얻고도 꿈이 없는 상태보다, “남
은 건 꿈뿐”인 상황이 ‘희망적’으로 들린다.
김동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