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 망원경을 최초로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왕립학회 회원으로 발탁 된 아이작 뉴턴은 자신의 최고 적수 로 버트 훅을 그 학회에서 만났다. 그 후 자신이 내놓는 이론ㆍ논문ㆍ발명품 등 무엇이든 트집 잡는 훅에게 뉴턴은 이 렇게 편지를 썼다. “
당신은 다른 사람의 이론에 새로 운 색깔을 입히는 덧칠에 능수능란하 다. 만일 나도 위대한 인물의 어깨에 올라서서 보았다면 좀 더 멀리 보았 을 것이다.” 사실 ‘어깨에 올라서서 본다’는 구절 은 뉴턴이 처음으로 지어낸 말은 아니다.
“우리는 마치 거인의 어깨에 서있는 난쟁이와 같다. 우리가 뛰어나서, 혹은 키가 커서가 아니라 그들의 성취와 위 대함이 우리를 일으켜 세워 좀 더 멀리, 많은 것을 보도록 하는 것이다”라는 12 세기 신학자 셀리스버리의 말 일부를 바꿔 인용한 것이다. 앞서간 사람이 일궈 놓은 밭에 색다 른 씨를 뿌리거나 재배방법을 달리해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이나 상품이 만들 어진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한다.
컴퓨 터 마우스를 예로 들자. 1984년 수퍼 보울의 30초 광고에 스 티브 잡스가 개발한 매킨토시 컴퓨터가 등장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은 바 로 컴퓨터 옆에 나란히 놓인 작은 마우 스였다. 잡스가 처음으로 그것을 고안했 을까? 1952년 캐나다 해군은 군사용 트랙 볼을 만들었고, 그것을 모방해서 1963 년 스탠포드 연구센터(SRI)의 더글라스 엥겔바트는 소형 네모상자 속에 바퀴와 버튼을 부착시킨 기기를 제작했다.
그것 을 제록스 회사가 상업용 마우스로 발 전시켰고 잡스가 소비자용으로 변신시 키는 진화과정이 있었다. “그 당시 만일 제록스가 마우스의 가 치를 알았더라면 지금쯤 IBM, 마이크로 소프트, 그리고 제록스를 합친 것 보다 더 큰 규모의 하이텍 기업이 되었을 것” 이라고 회고하는 스티브 잡스는 모방이 창조의 지름길이라는 진리를 꿰뚫은 사 람이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도 마찬가지다. 구멍가게를 사들여 사업을 시작한 그 가 40년 만에 그것을 세계 최대의 유통 기업으로 변신시키자 성공비결에 관한 질문이 빗발쳤다. 월튼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저 다른 사람이 성공한 방법을 모 방했을 뿐이다.” 이렇듯 성취한 인물의 어깨에는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모방’이라는 비밀이 담겨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스펙테이터라는 잡지에 실린 글을 모아서 여러 번 베껴 쓰고 외웠다.
그리고 나중에 잡지를 덮고는 외운 것을 다시 써보는 방법으로 스타일을 익혔다. 작가들의 코치로 알려진 로버트 루 이스 스티븐슨은 워즈워스, 호손, 몽테 뉴를 열심히 흉내 냈다. 그리고 마크 트웨인은 허클베리 핀을 쓸 때 대니얼 드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옆에 두고 참 조했다. 스티븐 킹은 대학 시절 멜빌의 모비딕을 모방했고, 전업 소설가가 되 고 나서는 에밀리 딕슨의 어깨를 빌렸 다.
거물의 어깨는 다음 사람으로 하여 금 좀 더 폭넓게 관찰하여 또 다른 수준의 아이디어와 창조물을 탄생시키는 동기유발을 제공한다. 과학 연구를 위해 서는 다른 사람들이 써 논 주요논문을,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사상 품을 수집ㆍ분석하는 것이 시작이다.
대학 지원서 작성 시즌을 맞아 에세 이를 쓰려는데 아이디어가 없다, 도대체 글쓰기가 안 된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자주 오 르는 작가들의 ‘어깨’를 자세히 살피면 무궁무진한 보물을 발견할 것이다. K팝 커버댄스를 흉내 내려고 몸을 뒤흔드는 에너지가 있다면 발굴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대니얼 홍/ 교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