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선인’이란 말을 들어 본적이 있는가.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따르면 조의와 선인은 초기 고구려 에서 왕 또는 대가(大加)의 휘하에 있었다는 가신적 성격의 하위 직책으로 기술돼 있다.
그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다. 다만 동천왕이 오나라의 사 신단을 조의 25명으로 호송케 하는 기록이 있어 조의는 무 사적 기능을, 선인은 문사적 기능을 띠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4세기 경 고구려에 왕을 정점으로 하는 일원적인 관등제가 성립되면서 조의는 사라지고 선인은 관등제 내에 편입되어 고구려 말기에 이르기까지 최하위 관등으로 유지 된다.
이후 고구려 말기에 조의두대형이라는 관등이 다시 등장 해 조의는 어떤 형태로 든 존속되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추 정을 가능케 한다. 그 조의와 선인을 단재 신채호 같은 역사학자는 하나로 연 결하여 파악하고 있다.
조의선인은 ‘검은 빛깔의 조복을 입 은 선인’이란 뜻으로, 군중 앞에서 무예를 선보인 데서 비롯 됐고, 선인은 선배의 이두(吏讀)식 표기라는 주장이다. 말하자면 신라의 화랑과 유사한 고구려의 무력집단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문헌이나 금석문이 있는 것 은 아니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 조의선인을 고구려의 무력집단으로 일반인에게 각인시 킨 것은 수년전 방영된 드라마 연개소문이다. 연개소문은 조 의선인의 수장처럼 그려졌고 안시성 전투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것도 바로 조의선인처럼 돼 있다. 과연 옳은 주장일까. 틀렸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해상잡록 (海上雜錄)에서도‘ 명립답부(明臨答夫), 연개소문은 조의선인 출신이다’라고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하나 더. 조의라는 말이 월남의 일부 씨족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것으로 한 월남전 참전용사는 전하고 있다.
니엔(NGUYEN^淵)씨와 호아(HOA^乙阿)씨가 그 경우로 이 들은 천년도 훨씬 전 조상들이 나라가 패망하면서 북만주지 역에서 쫓겨나 박해 속에 중국에서 살다가 내려와 월남에 정착하게 됐다는 집안 전설을 지니고 있다.
이 씨족의 전통의상의 하나가 색동저고리라고 한다. 거기다 가 조의수련을 가전(家傳)의 심신 수련방법으로 전수해왔다 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연(淵)씨, 을(乙)씨, 혹은 을지(乙支)씨 등 고구려의 유력 가문이 조국의 패망과 함께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망국 의 백성이지만 박해 속에서도 결코 고구려의 전통을 잊지 않는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천년도 훨씬 넘는다. 그 후손 이 계속 남하해 월남의 한 씨족이 됐다.” 상상일 뿐이다. 이 렇게 됐다고 증명할 문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고 구려가 다시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조의선인은 아 무래도 고구려의 혼을 지켜온 무사집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