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수료 챙기고 나몰라라

2011-09-2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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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무삭감’대행 해준다더니…

▶ 오히려 빚 늘려… 한인들 피해 잇달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크레딧카드 채무를 갚지 못해 채무삭감 대행업체를 찾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수수료만 챙기는 악덕업체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한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부채의 90%까지 삭감해 주겠다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일부 악덕업체들은 수수료만 챙긴 후 아예 업무를 이행하지 않아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K모씨는 지난해 한 채무삭감 대행업체에 1만 달러가 넘는 수수료만 뜯긴 채 한 푼도 채무삭감을 받지 못했다. 7개의 크레딧카드를 사용하다 10만 달러를 갚지 못했던 K씨는 업체의 요구대로 매달 1,000달러씩 수수료를 지불했으나 1년이 지나서야 이 업체가 전혀 채무삭감 대행 업무
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업체는 수수료를 받고서도 전혀 업무를 이행하지 않아 K씨의 크레딧카드 채무는 채권 추심업체에 넘겨져 있었고, 그간 연체료까지 보태져 K씨의 채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던 것.


채무삭감 대행을 의뢰했던 또다른 한인 J모씨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 크레딧카드 4개에 부채가 4만달러에 달했던 J씨는 업체의 요구대로 십수개월에 걸쳐 수수료를 1만5,000달러나 지불했으나 부채는 단 한 푼도 삭감되지 않았다.
J씨는 “은행 측의 통보를 받고 나서야 이 업체가 1만5,000만달러가 넘는 수수료만 받아 챙긴 채 채무삭감을 위한 어떠한 협상이나 중재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허탈해했다.

부채삭감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은행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가도 없이 수수료만 받은 뒤 채무를 무작정 방치하는 악덕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채무삭감을 100% 보장한다면서 일시불로 거액의 수수료와 합의금을 요구하는 업체는 일단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한인 변호사들에 따르면 부채삭감 대행업체가 채권자와 1대1로 대면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선불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며 수수료를 받고서도 업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기행위로 처벌된다.<조진우·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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