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 여름 부동산 조사업체 트룰리아닷컴(Trulia.com)이 미국내 대도시 지역에서 렌트보다 주택구입이 더 이익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국 50개 대도시 중 4분의 3이 렌트보다 주택 구
입이 낫다는 것. 주택 시장이 침체됐음에도 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은 2베드룸의 월 평균 렌트가 2,980달러로, 50개 대도시 중 렌트가 가장 비싼 도시로 꼽혔다.
■한인타운 렌트
한인 밀집지역은 지난해 여름에 비해 전반적으로 렌트가 소폭 상승했다.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10% 상승했다. 플러싱과 베이사이드, 프레시 메도우 등의 1베드룸과 2베드룸 하우스와 콘도는 수요가 꾸준해 지난해에 비해 100달러 정도 올랐다는 것이다.
플러싱과 베이사이드 지역의 1베드룸 콘도는 1,200~1,400달러, 2베드룸 콘도는 1,600~1,800달러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한인들이 다수 이용하는 웹사이트 헤이코리안 부동산 섹션에는 1450달러가 넘는 프레시메도우 지역 1베드룸 콘도가 렌트로 나와 있을 정도로 렌트 가격이 오른 상태다. 하우스의 경우에는 같은 유닛의 콘도에 비해 100달러 정도 가격이 저렴하다.
티나 김 재미한인부동산협회장은 “매매 시장은 침체 된데 반해, 렌트는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테넌트들과 계약이 이루어졌다”며 “8월이면 보통 주택을 구입, 학군을 옮겼던 한인 가구들이 경기 불황으로 매매보다 렌트를 선호하면서 가격도 소폭 뛰었다”고 말했다.
와잇스톤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1베드룸 콘도는 1,200달러, 2베드룸은 1,400달러 내외면 렌트가 가능하다. 한인 유학생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맨하탄은 렌트 인상폭이 크다. 맨하탄 뉴스타부동산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내외로 가격이 인상됐으며 크레딧과 소득이 없는 학생의 경우에는 1년치 렌트를 모두 지불해야 입주할 수 있는 콘도들도 있다”며 “무비자, 단기 비자도 미국에 입국하는 한인들도 늘어나는데다 매매거래까지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렌트 수요가 누적, 렌트시장이 만만치 않아졌다”고 말했다.
한인들은 예년 수준을 감안, 스튜디오는 1,500~2,000달러, 1베드룸은 2,000-2,500달러의 렌트를 기대하지만 실상은 여기에 300-500달러를 더 추가해야 원하는 유닛의 렌트를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불경기 때문에 신축허가 건물의 수도 줄어들면서 맨하탄 렌트 물량은 더욱 딸릴 전망이다. 반면, 뉴저지 포트리나 팰리세이즈 팍의 렌트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뉴스타 부동산에 따르면 콘도 렌트가 상당수인 포트리의 렌트는 스튜디오 1,000-12,00달러, 1베드룸은 1,500달러 내외다. 3베드룸 듀플렉스 렌트가 많은 팰팍은 2,500달러 수준이다.
■가구당 주택비 가중
21일 발표된 연방 센서스국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가구 수입 중 렌트 부담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구 수입당 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15% 미만이었던 가구는 2006년 12.90%에서 2010년 11.20%로 줄어든 반면, 35% 이상을 부담하는 가구는 40.80%에서 43.80%로 늘어났다.
렌트가 전체 가구 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가구는 2009년 전체 중 51.5%였으나 2010년에는 53%로 증가했다. 수입의 절반이상을 렌트로 지출하는 가구의 비율도 2009년 26.4%에서 2010년 27.4%로 증가했다. 하버드 대학의 다니엘 맥쿠 부동산 연구원은 “렌트를 사는 미국인들은 주택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택 소유주들의 모기지 부담은 이보다 훨씬 덜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주택비 가중은 여전히 늘었다. 모기지 지출이 수입 중 20% 이하를 차지하는 가구가 2006년 34%에서 2010년 33.70%로 줄어든 반면 35% 이상을 차지하는 가구는 2006년 28%에서 2010년 29.10%로 증가했다.모기지 부담비율이 4년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 렌트 부담률이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는 렌트 인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 매매시장이 침체에 들어서면서 렌트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망
올해말까지 전국적으로 렌트가격은 4%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 ‘질로우닷컴(Zillow.com)’은 렌트가 2012년까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렌트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반면 주택 차압으로 집을 잃는 주택 소유주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맨하탄과 뉴저지를 전문으로 하는 안상모 뉴스타부동산 대표는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직장을 찾아 대도시로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렌트는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앞으로 렌트 물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계속 오르면 모기지 이자율 하락, 주택가격 하락과 맞물려 소형 주택매매로 시장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안 대표는 “길게 보면 이것이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2013년부터는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