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1-09-15 (목) 12:00:00
그만큼 행복한 날이
다시는 없으리
싸리빗자루 둘러메고
살금살금 잠자리 쫓다가
얼굴이 발갛게 익어 들어오던 날
여기저기 찾아보아도
먹을 것 없던 날
심호택(1947 - 2010) ‘그만큼 행복한 날이’ 전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보면 허기지기 마련이었던 어린 날, 먹을 것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면 과연 가장 행복했던 날로 추억될 수 있을까. 남자들 군대 이야기만 해도 그렇다. 지긋지긋했다고 하면서도 열심히 침을 튀기는 친구는 군대에서 가장 ‘빡세게’ 고생한 놈이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이야말로 “그만큼 행복한 날이 다시는 없으리”라고 오늘을 추억하게 만드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닐까.
김동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