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새통 등하교길

2011-09-1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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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여름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이 개학을 하고 나면 집집마다 한바탕씩 난리를 겪는다. 늦잠 자는데 길이 든 아이들이 제 시간에 일어나지를 못하는 것이다.

잠에 취한 아이를 깨워서 부랴부랴 아침먹이고 등교준비 시켜서 집을 나서면 대개 시간이 촉박하다. 서둘러 운전해 학교 앞에 도착하면 그때부터는 주·정차 전쟁. 차들이 밀려서 옴짝달싹 못한다. 수업은 곧 시작될 텐데 ‘안되겠다’ 싶어 아무데다 차를 세우고 아이를 내려놓고 하다보면 북새통도 그런 북새통이 없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등하교 시간 학교 앞 풍경이다.

LA 경찰국이 학교주변 교통위반 특별단속에 나섰다. 등하교 시간 학교부근 속도제한, 횡단보도 앞 일단정지 등의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이중주차 등 교통위반을 단속하기위해 ‘2011학년도 학교 교통안전 단속 캠페인’에 돌입했다. 위반자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벌금을 물리겠다는 것인데, 예산 부족한 각급정부가 핑계만 있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추세이고 보면 학부모들은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LA, 3가 초등학교의 수지 오 교장은 ‘10분의 여유’를 강조한다. 학부모들이 등하교 시간에 10분, 아니 5분만이라도 일찍 도착하면 학교 앞 교통지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분쯤 일찍 도착해서 자동차를 한두 블록 멀리 세우고, 아이와 손잡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등교한다면 운동도 되고 얼마나 좋겠어요? 너무 급하게 와서 급하게 차를 세우려다 보니 문제가 생깁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길 한가운데서 차를 세우고 아이를 내리게 하는 것. 학교 정문 앞 도로변을 따라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으면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아이를 덜컥 길 한중간에 내려놓는 부모들이 있다. 차들은 끊임없이 와서 서고 떠나고 하는 데 그 사이를 아이가 걷다 보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가 없다.

그런가 하면 등하굣길의 대표적 민폐로는 보통 세 가지가 꼽힌다.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꼴불견 행동들이다.

첫째는 남의 집 드라이브 인에 주차하는 행위. 드라이브 인을 떡 막아놓고 가버리면 출근해야 할 집주인은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만 구르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쓰레기 청소하는 날, 집주인이 내놓은 쓰레기통을 밀쳐버리고 그 자리에 주차하는 얌체 부모도 없지 않다.

둘째는 이중주차. 차를 세워놓고 아이를 교실에 데려다 주고 와보면 다른 차가 막고 있는 상황이다. 차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분을 삭이며 기다길 뿐 다른 방법이 없다.

셋째는 ‘빵, 빵’ 경적소리. 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될 것을 참지 못하고 툭하면 경적을 울려 주변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행위이다.

등하교시 북새통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학교는 학부모 자원봉사제를 도입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교통안내원 역할을 맡아 차도 사람도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안내원의 지시를 무시하고 폭언하는 학부모도 있다니 그 정도면 해도 너무한다. “네가 뭔데 여기 주차하라, 저기 주차하라 하느냐”며 억지를 부린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보고 배운다. “내가 오늘 등하교 길에 한 운전(주차), 아이가 따라 해도 괜찮은 건가?” 짚어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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