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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보 모기지

2011-09-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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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페이 비용 늘어나고 모기지 이자율은 높아져

정부가 매입과 보증을 해주는 점보(Jumbo) 모기지의 기준이 10월 1일부터 강화된다. 점보 모기지 기준이 강화되면 주택 구입자들로서는 다운페이먼트 비용이 늘어나고 높은 이율을 물어야 하는 모기지의 한도가 낮아지는 불리함을 안아야 한다. 부동산과 모기지 관계자들은 주택 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하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 매매를 진행 중인 주체들은 9월 30일 이전까지 클로징을 하기 위해 마음이 급하다.

■ 어떤 주택에 영향을 미치나
국책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10월 1일부터 현재 72만9,750달러인 점보 모기지 기준을 62만5,500달러로 내린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위축된 주택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41만7,000달러였던 점보 모기지 기준을 현행으로 올렸다가 2년여만에 다시 내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입자들은 이전보다 많은 금액의 다운페인먼트 비용을 준비하거나 기준선 이상의 융자를 받을 대 보다 높은 이자율을 내게 된다.

이번 조치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가격대는 75만달러에서 100만달러대의 주택과 아파트. 전국 평균 주택가보다 높은 가격대다. 만약 100만달러인 주택을 구입할 경우 다운페이먼트 비용은 다음달부터 27만달러에서 37만달러로 상승하게 된다.


■ 주택 시장에 찬물?
아파트앤로프트(aptsandlofts.com)사의 데이빗 몬드렐 대표는 “전반적으로 주택 가격이 덜어진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큰 영향은 없지만 뉴욕시는 상황이 좀 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75만~100만달러 아파트와 주택은 맨하탄은 1베드룸과 작은 베드룸 수준, 브루클린은 일반 2베드룸의 평균 가격이기 때문에 중산층 가정이 많이 찾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밀러 샤무엘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수를 기준으로 맨하탄의 경우 약 7%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전국적으로 고급 주택 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R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00만달러 이상 고급 주택 거래는 전년대비 두 자리수 이상 상승했다. 또한 지난 3월 고급 주택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NRA는 “이자율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융자 은행들이 점보 모기지 기준을 완화하면서 고급 주택 시장도 활기를 띄었었다”며 “바이어들이 줄어들게 되면 주택을 정리해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 한인들은 큰 영향 없다
한인 부동산, 모기지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대부분의 한인 바이어들에게 이번 모기지 기준 강화가 주택구입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맥스 부동산 정민철씨는 “중산층 한인이 구입하는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평균 주택가를 감안한다면 점보 모기지 73만달러와 63만달러대는 큰 의미가 없는 차이”라며 “심지어 모기지 기준이 몇 년전 30만달러나 올라갔을 태도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인모기지 제프 전 대표는 “분명히 주택시장에 도움이 되는 조치는 아니다”라면서도 “대부분 한인들의 주택 구입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대표는 2년간 크게 낮아진 평균 주택가격이 정부가 점보 모기지 기준을 낮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 실제 사례
8월부터 매매 계약에 돌입한 바이어들은 9월30일 한도에 맞춰 클로징을 하기 위해 마음이 분주하다. 자칫 며칠 차이로 매달 더 많은 이자를 물지 않기 위해서다. 30대 직장인 부부 페기 렁과 빌 한프씨는 지난달 맨하탄 새건물에 원베드룸을 74만9,000달러에 계약했다. 연방주택국(FHA)론으로 3.5%만 다운페이먼트하고 72만2,000달러론을 받았지만 건물의 허가가 아직 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만약 이달안에 허가가 나지 않으면 점보 모기지를 얻어야하는데 그럴 경우 최소 20% 다운페이하고 크레딧점수가 720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승인이 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듀플렉스에 공용정원까지 있는 새 건물이 아이에게 좋을 것 같아 꼭 계약을 하고 싶은 페기씨는 “매일같이 부동산에 전화를 해 허가가 났는지 확인한다”며 애를 태웠다. 점보 모기지 변경으로 자칫 드림하우스를 놓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다. <박원영 기자>

■ 점보 모기지란?
페니메와 프레디맥 등 모기지채권 매입기관들은 일정금액 이하에 해당하는 모기지를 매입 또는 보증해주는데 이에 해당되는 액수를 컨퍼밍 모기지(Conforming Mortgage)라고 한다. 점보 모기지는 컨퍼밍론을 초과하는 모기지를 말한다. 컨퍼밍론 액수 내에서 모기지를 받을 경우 두 기관이 양 모기지공사가 대출을 간접적으로 보증하기 때문에 렌더로부터 낮은 이자 혜택을 받
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액수가 넘어가면 점보론이 되기 때문에 렌더들은 통상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적용한다.

컨퍼밍 모기지의 융자한도는 주택의 평균매매가격을 기준으로 변동된다. 주택의 경우 2000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점보 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5%~21%에 달했고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들에 집중되었다. 점보모기지의 경우 주로 리스크가 높은 모기지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부실화가 유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가 주택 시장의 활성화를 염두에 두면서도 기준을 계속 높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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