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왕따 당하는 노인들

2011-08-1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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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 있어서 문젯거리 중의 하나는 ‘노인문제’이다. 평균연령이 늘어나는데 반하여 직장에서는 조기은퇴(명퇴)를 시키는 바람에 할 일 없는 노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람이 할 일 없이 먹고 논다는 것은 하루 이틀 말이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궁여지책으로 여기 저기 다니며 기웃거려 봐야 가는 곳마다 왕따를 당하는 일 뿐이다. 그 왕따가 가장 심한 곳이 교회가 아닌가 싶다. 나는 조기은퇴를 했는데 졸지에 하던 일을 멈추고 나니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연해 어려움을 겪었
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제2의 인생설계를 세우고는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교회도 이 교회 저 교회 자유롭게 순례해 보다보니 전에 느끼지 못했던 교회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느 교회에서는 장로라는 사람이 노골적으로 눈치를 주어 얼굴을 마주 보기가 민망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교회가 이다지도 편협하고 옹졸해서야 되겠는가.


교회에는 여러 가지 직책과 직분이 있다. 장로, 권사, 집사 등인데 시무직이 아닌 경우에는 원로, 은퇴, 협동, 명예라는 접두사를 붙여서 골고루 직분을 부여한다. 여기에서도 오로지 왕따 당하는 사람은 노인 목사다.

현직 담임목사들이 무엇인가 크게 착각을 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자신들은 늙지 않고 영원무궁토록 목회를 하리라는 착각이다. 머지않아 자신들도 왕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더 늦기 전에 깨달아 노인목사들을 홀대하는 우를 계속하지 말았으면 싶다.


이성철/ 목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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