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황인데 임대료는 상승행진 어쩌나…

2011-08-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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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랜드로드 마켓’ 에서 세입자들 대처법

불황인데 임대료는 상승행진 어쩌나…

건물주와의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부당한 임대료 인상 요구에 맞설 수 있다. 임대 주택 매물 웹사이트를 활용, 주변 임대 시세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임대 시장이 여전히 건물주에게 유리한 ‘랜드로드 마켓’을 형성 중이다. 임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인데 임대료도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차압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주택임대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반면 임대주택 공급은 오히려 감소세여서 ‘랜드로드 마켓’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료 상승이 적어도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 임대료 상승 전망 및 상승 요인과 함께 ‘랜드로드 마켓’에서 테넌트가 취할 수 있는 대처법 등에 대해 소개한다.



차압 등 집 잃은 사람들 몰려 아파트 공실률 뚝↓
신규 공급도 부족… 올해 말 4.3%까지 상승 예측
주변시세 파악, 인상요구 땐 적극협상 나서야


■ 임대주택 공실률 하락
임대주택의 높은 공실률은 지난해 초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 레이스에 따르면 2010년 초 임대주택의 전국 평균 공실률은 약 6.2%로 뚝 떨어졌다. 공실률 하락세는 올 연말까지 이어져 5.5%대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레이스는 전망중이다.

1년반 전만해도 건물주들간 테넌트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임대주택의 공실률은 평균 약 8%대로 1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들기 시작한 시기로 떨어져 살던 가족이나 친구가 한 주택에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빈집이 늘기 시작했다.

테넌트들에게는 실망스런 소식이지만 건물주들은 내심 공실률 하락 뉴스를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다. 건물주들은 한때 흔하던 ‘한달 무료임대’ 등의 인센티브를 하나 둘씩 거둬들이고 있다. 뿐만아니라 이제는 테넌트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버젓이 임대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각종 인센티브를 제외한 실제 임대료는 지난해에만 약 2.36% 올
랐고 올해는 상승률이 4.3%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같은 임대로 인상 현상은 고용 시장이 회복 중인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등 구분없이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시장 조사기관 악시오메트릭스의 론 존시 대표는 “아파트 시장이 지난해 랜드로드 마켓으로 확실히 전환됐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가 두자리수 비율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존시 대표는 내년까지 임대료 상승이 이어져 약 5~7%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래드 도레머스 레이스의 연구원은 “최근 임대료 상승세는 10년간에 걸쳐 이뤄질 만한 수준”이라며 “강한 임대 수요가 가파른 임대료 상승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 관련서적 저자 크리스 우드도 “임대료 결정권을 쥐고 있는 건물주들이 향후 임대료 상승폭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임대주택 공급 부족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임대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주택시장공동연구소에 따르면 1999~2009년 약 24만개의 아파트 유닛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이후 아파트 건물공사가 급격히 감소한 것과 기존의 아파트들의 노후현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것 등이 아파트 건물공급이 감소하고 있는 주된 이유로 하버드 대학 측은 분석했다.

■ ‘랜드로드 마켓’에서 세입자들 대처법
반면 차압 등으로 임대주택 시장에 신규 수요가 몰려들면서 임대료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2004년쯤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약 400만명이 현재는 주택을 임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입자들의 임대 기간이 과거에 비해 늘어난 점도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는 이유다.

현재 주택을 임대 중인 대기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자 주택 구입시기를 늦추며 임대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또 집을 사려해도 까다로운 주택대출 조건에 번번히 주택 구입의 길이 막히는 점도 세입자들이 임대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임대료 인상 건물주 대응 요령
임대료가 상승 중이라지만 어디까지나 전국적인 현상일 뿐이다.
지역에 따라 상승 속도가 더딘 곳도 있고 임대료 협상에 잘 응해주는 건물주도 있으니 현재 주택을 임대하거나 임대를 계획중이라면 크게 실망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당분간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나 테넌트 나름대로의 대처법은 있다.

▲ 지역 주택 시장 상황을 파악한다.
지역 주택시장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건물주와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도움이 된다.

이웃, 친구, 부동산 중개인 등과 수시로 연락해 인근 주택들의 임대료 시세를 파악해 현재 거주 중인 건물주와 경쟁이 될만한 매물들을 알아둔다.

임대료 시세 파악에 활용할만한 웹사이들로는 핫패즈(www.hotpads. com), 카주들(www.cazoodle.com), 크레이그리스트 등이 있다.

▲ 건물주의 입장이 되라.
건물주의 입장에서 건물주를 상대하면 임대료 협상에 도움이 된다.
건물주들은 매달 꼬박꼬박 임대료를 납부하는 테넌트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불평이 없는 ‘조용한’ 테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잔고장으로 수시로 연락하는 테넌트는 아무래도 건물주 입장에서는 ‘눈엣 가시’로 임대기간을 연장하거나 임대료를 결정할 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웬만한 잔고장은 스스로 수리해 건물주에게 비용 부담을 주지 않도록 노력한다.

▲ 적극적으로 협상하라.
임대 기간이 끝날 무렵이면 임대료를 조정하겠다는 연락이 건물주로부터 어김없이 온다.

악시오메트릭스의 존시 대표는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 요구에 무조건 응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협상하라고 조언한다.

주변 임대료 시세를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대료 인상을 최대한 낮추도록 협상에 임하라는 조언이다.

만약 임대 재계약이 실패하면 건물주로서도 그만큼 위험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의외로 테넌트의 협상 요구에 잘 응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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