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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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야기/‘다시 부는 재융자 바람’

2011-08-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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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현

또 긴 한주가 지나가고 있다. 우린 벌써 2008년 금융 사태를 경험한 터라 그리 놀라지도 않는다. 예상대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5일 미국의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 발표했다.

이것으로 8일 월가에서 개장하자마자 주식을 팔아치워 하루에 다우지수가 635 포인트나 하락했다. 며칠 사이에 1만1,000선이 붕괴됐다. 또 바로 다음날에 연방준비제도(연준위)에서 제로금리를 2013년 중반까지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다우지수는 429포인트나 급반등하였고 이번엔 유럽에서 터졌다. 프랑스가 신용등급 강등이 우려된다는 소식으로 또다시 다우지수가519포인트 급락했다. 요즘 주가는 그냥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 마냥 매일 출렁이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미국이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시켰는데 미국 국채가 더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즉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마땅히 투자를 할 곳이 없다. 그래서 금값이 오르고 미국 국채 수요가 증가하고 국채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이다. 국채 수익률과 연동하는 모기지 이자는 이번 주 한때 30년 고정이 4%까지 내려갔다. 실로 엄청나다. 필자가 수년 동안 모기지 업무를 하며 가장 최저이자로 내려간 한주였다. 이렇게 모기지 이자가 내려가면 가장 많이 받는 상담이 재융자이다. 6%선대에서 재융자를 요청하는 고객도 있고 한번 재융자를 한 고객이 또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사태를 몇 번 경험하게 되면서 패턴이 그려지는 것 같다. 모기지 시장은 당분간 재융자붐이 또 한번 일어날 것 같다. 그럼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떤 식으로 재융자를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지 알아보자.

1. 재융자의 종류
일반적으로 재융자는 고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재융자가 가능하다. 현재 갖고 있는 모기지를 낮은 이자로 갈아타는 재융자일 때 상환기간을 20년, 15년, 10년 등으로 줄여서 재융자가 가능하며 모기지가 얼마 남지 않은 고객 중 자금이 필요할 경우 현금을 빼는 캐시아웃(Cash Out) 재융자도 있다. 반대로 현재 갖고 있는 자금으로 남은 모기지 원금의 일부를 갚는 캐시인(Cash In) 재융자도 있다.

2. 재융자의 효과
모기지 융자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고객들이 시장에서 장보러 갈 때 쿠폰을 열심히 모으고 꼭 할인할 때를 기다려 2~3달러씩 절약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정작 가게에서 가장 큰 자금이 움직이는 모기지 페이먼트에 대해서는 상당히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코압을 소유한 고객이 재융자 요청을 해왔다. 갖고 있는 30년 모기지의 원금을 조금 갚으며 15년 모기지로 바꾸었는데도 월 페이먼트는 거의 변함이 없이 상환을 7년이나 단축시킬 수 있었다. 그 7년 동안의 모기지 페이먼트를 계산해보니 약 8만달러를 줄일 수 있었다.

3. 재융자의 준비
혹시 현재 재융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본인 모기지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 남은 금액이 얼마이며 이자는 몇 퍼센트이고 몇 년 상환에 현재 몇 년이 남아 있으며, 이자는 상환이 끝날 때까지 고정인지, 또한 본인이 지금 내고 있는 모기지가 부담이 되는지 아니면 조금 더 월 페이먼트를 더 낼 여력이 있는지 이런 상황을 정확이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런 기본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낮은 이자로 갈아탈 경우 어떤 재융자 상품이 있는지 재융자를 했을 때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이해를 해야 한다.

4. 융자 프로그램의 이해
재융자를 하는 고객은 현재 모기지 경험이 있는 고객들이다. 그러니 처음 주택 구입자보다는 융자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첫 모기지 융자를 하는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30년 고정 모기지를 얻는다. 30년 고정 모기지는 변동 모기지 보다 항시 이자가 높다. 가령 자녀 교육 문제로 좋은 학군에 위치한 주택에서 살고 있으며 세금 부담으로 인해 자녀가 대학을 가는 3~4년 뒤엔 이사 갈 계획이 있다면 30년 고정보다 0.5% 정도 이자가 싼 10/1ARM도 추천해주고 싶다.

3/1ARM이나 5/1ARM은 이자가 좀 더 낮지만, 너무 짧은 이자 고정은 한해 한해가 지나면 이자가 조만간 변동된다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또 가급적 모기지 페이먼트를 빨리 마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있다. 이런 분들에겐 수입대비 지출 DTI가 허락한다면 15년이나 10년 모기지로 재융자를 하면 큰 효과를 본다. 한달에 수백불을 더 내므로 모기지 상환을 10년 이상 앞당길 수가 있다. 한편으로는 재융자를 하고는 싶은데 또 30년 상환은 싫고 수입대비 지출 DTI 때문에 짧은 고정 모기지 상품으로 갈아타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도 고객들이 프로그램만 제대로 이해하면 재융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령 지금 30만달러를 6%의 30년 고정으로 5년 정도 모기지를 갚아왔는데 4%로 재융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또 30년을 재융자를 하자니 너무 막막하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4%로 30년으로 재융자를 하고 줄어든 월 페이먼트에 예전 페이먼트 금액만큼 원금을 더 해서 하면 모기지 상환은 18년 정도 마무리된다. 그럼 현재 남은 25년에서 18년에 모기지 상환이 끝나니 재융자를 하고 7년 일찍 모기지를 마치는 것이다. 이것으로 이 고객은 15만달러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5. 재융자의 조합
재융자는 퍼즐 같은 것이다. 자영업을 하며 간혹 월 페이먼트를 매달 조금씩 추가로 더내어 월 페이먼트를 줄이길 원하는 고객들이 있다. 가령 지금 50만 달러 정도 모기지가 남아 있다고 치자. 비즈니스를 해서 한 두해 안에 약 10만달러 이상 갚을 수 있는데, 그때 가서 또 재융자를 하는 것도 비용이 발생하고 현재 이자만 내는 상품은 포인트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모기지를 1차, 2차로 나눌 수도 있다. 가령 30만달러는 컨포밍으로 30년 고정 4%대 이자로 재융자를 받고 나머지 20만 달러는 홈에퀴티로 받는다. 홈에퀴티는 크레딧 라인이니 항상 남은 원금의 이자만 내면 되고 원금을 갚을 때마다 월페이먼트는 줄어든다. 그리고 갚은 원금만큼은 원하는 때에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 참고로 홈에퀴티는 클로징 비용도 없다.이처럼 미국 경제가 돌아가는 것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글로서리 쿠폰 몇 장 모으는 것과 비교
할 수 없는 절약이 가능하다. 어지러운 세상일수록 이성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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