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카들

2011-08-1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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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둘이 방학을 맞아 우리 집에서 한달간 머물다 갔다. 나이가 같고 성격도 비슷해서인지 죽이 잘 맞고 사이가 좋다. 하나는 오빠네 애고 하나는 언니네 아이인데 늦게 만나게 됐음에도 금방 친해졌다.

사실은 이사문제도 있고 일도 있어 조카들을 데리고 있을 형편은 아니었지만 내가 클 때 이모와 고모가 나이들이 많은데다 별로 가까이 할 기회도 없어서 뚜렷한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두 조카들과 지내기로 한 것이었다.

아이들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카드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땡큐카드였다. 그 안에는 각자가 쓴 글도 보였다. 나중에 볼까 했더니 쑥스러운지 그렇게 하란다. 나는 조카들의 이름을 부르며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너희들이 받았던 모든 축복들을 기억하고 자신들이 얼마나 특별한지 잊어버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음날 일찍 비행기를 타기위해 조카들이 떠나고 아이들이 늦게까지 웃고 재잘대던 방도 쥐죽은 듯 조용해 졌다. 조카들이 주고 간 글을 읽으며 한가지 기억쯤 그들에게 남길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선물은 내가 받은 셈이다,


구정희/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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