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의 1962년 작품 ‘캠벨 수프 캔즈’. 캔버스에 폴리머 페인트. 사이즈는 개당 20x16인치.
32개의 수프깡통을 그린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의 ‘캠벨 수프 캔즈’(Campbell’s Soup Cans)가 MOCA 그랜드 현대미술관에서 지난 9일부터 오는 9월7일까지 전시된다. ‘캠벨 수프 캔즈’는 미국 팝 아트의 상징이요 기념비적 작품으로, 대량생산된 산업제품의 이미지를 복제하듯 그려내 미국인의 일상이 갖는 비개성성과 반복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팝아트의 상징 기념비적인 작품
1962년 첫 개인전 이후 49년만에
MOCA 그랜드 현대미술관 9월7일까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앤디 워홀은 자신의 스튜디오를 ‘공장’(factory)라고 부르면서 코카콜라 병과 수프 깡통 같은 소비제품, 마릴린 먼로와 마오쩌뚱과 같은 유명인의 초상화를 실크스크린에 중복하여 그림으로써 대중의 일상을 예술 속으로 끌어들였고, 복제의 복제를 통해 산업사회가 상실한 유일성과 원본성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캠벨 수프 캔즈’는 1962년 7월 LA의 페러스(Ferus) 갤러리에서 가진 앤디 워홀의 생애 첫 개인전에서 처음 전시된 후 49년만에 LA에 온 것으로, 이 전시회를 유치한 전설적인 딜러이며 디렉터 어빙 블럼(Irving Blum)은 워홀이 그의 첫 개인전을 뉴욕이 아닌 LA에서 개최하는 것을 마땅찮아 했었다고 전한다.
블럼은 스타들과 유명 인사들을 좋아하는 워홀에게 “할리웃 무비 스타들이 갤러리에 온다”며 설득했고, 당시 할리웃에서 아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곤 데니스 호퍼와 그의 몇몇 친구들뿐이었으나 워홀은 어쨌든 LA 전시를 결정, 역사적인 전시회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블럼은 32개의 ‘캠벨 수프 캔즈’ 가운데 몇개를 개당 100달러에 팔았으나 쇼가 끝날 때쯤 이 작품들은 다 함께 소장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구매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판매를 취소했다고 한다. 그는 1996년까지 32개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일부 증여 일부 판매 형식으로 넘겨주었다.
이번 전시는 뉴욕 모마가 LA 모카에 대여해준 것으로, LA 첫 전시 49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미국 콘템포러리 아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어빙 블럼의 업적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카 그랜드 전시장에는 현재 이 작품 외에 주요 팝아트 작품전(Common Objects: Pop Art from the Collection)이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모카 컬렉션들을 보여주는 소장전(A Selection of Works from MOCA’s Permanent Collection)도 계속되고 있다.
Museum of Contemporary Art 250 S. Grand Ave. LA, CA 90012, (213)633-5390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