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콩글리시 뉴스

2011-07-0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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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라디오 방송의 뉴스를 듣노라면 어느 지역에 사고가 나서 현재 ‘토잉 카’가 출동하고 있다는 뉴스 진행자의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럴 때마다 30년 전에 내가 당했던 황당한 기억을 떠올리며 실소를 금치 못하게 된다.

이민 온지 몇 달이 되지 않아 교회에 가는 길에 갑자기 차가 고장으로 멈추어 서게 되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비상등을 켜고 서있는데 마침 경찰차가 지나가다 도와줄 일이 없느냐고 물어서 사정 얘기를 했더니 견인차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경찰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토잉 카’를 빨리 보내달라고 했는데 전화를 받는 사람이 “What car? Toy car?”라고 하며 내 말을 도대체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토잉 카’가 분명히 영어인데 왜 이 말을 못 알아듣는지 혹시 내 발음이 나빠서 그런가 보다 해서 혀를 최대한 굴려 말해 보았지만 여전히 알아듣지 못해서 정말 한참을 고생한 일이 있었다.


내가 견인차라고 믿고 있었던 ‘토잉 카’라는 영어는 완전한 콩글리시 이고 ‘Tow truck’이 맞는 말임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영어 같지만 영어도 한국어도 아닌 소통불능의 말들을 우리는 많이 쓰고 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백미러’라는 말도 ‘Rearview Mirror’이며 운전대를 ‘핸들’이라고 우리는 말하지만 ‘Steering Wheel’이 영어식 표현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핸드폰이란 말 또한 우리끼리만 통하는 영어 표현이고 ‘Cell Phone’ 혹은 ‘Mobil Phone’이 미국식 영어임을 안다면 정확한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라디오 방송 뉴스 진행자는 ‘토잉 카’라는 국적불명의 말은 이제 그만 두고 ‘Tow Truck’이라는 정확한 표현을 써주길 당부한다. 뉴스 애청자 중 누군가가 혹시 나처럼 ‘토잉 카’를 찾다가 낭패를 당하는 일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필립 윤/클레어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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