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련·고급스런 한식” 패사디나서 돌풍

2011-06-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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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식전문점 ‘가온’

한국인에게 ‘한식’이란 어떤 의미일까. 대부분의 한국인이라면 어린 시절 어머니가 갓 지어준 따뜻한 밥공기와 푸짐한 밑반찬들이 한상 가득 올라와 있는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한식 전문점 ‘가온’(대표 피터 박)은 ‘한식’의 따뜻한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 한인뿐 아니라 주류사회에 ‘한식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가온’은 올해 1월에 한식의 고급화를 선언하며 패사디나 지역에 유일한 한식당으로 자리매김했다. 피터 박 사장은 “패사디나에 사는 한인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주류 사회에 한식을 소개하고자 ‘가온’을 차리게 됐다”며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류 신문에까지 소개되는 등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토록 ‘가온’ 음식이 주류사회의 관심을 끄는 이유가 무엇인지 들여다 보았다.


‘연밥 정식’등 호평 주류 언론서도 소개
‘BBQ 올유캔잇’신설… 타인종 줄이어

매일같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가온’은 5월 초 ‘임시 휴업’을 선언했다. 피터 박 대표는 “보다 나은 음식 메뉴로 한식의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BBQ 메뉴를 추가시켜 새롭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표의 고집과 소신대로 ‘가온’은 2주간 문을 닫고 가게 재정비에 온갖 힘을 쏟았고 지난달 20일 새롭게 오픈해 외국인들 사이에서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다.


◀패사디나의 콜로라도 블러버드 선상에 있는 ‘가온’은 한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가장 눈에 띄게 바뀐 점은 ‘BBQ 올유캔잇’ 메뉴가 생겼다는 것. 메뉴의 가격이 다소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가온’의 고기는 퀄리티를 중시했다. 박 대표는 “외국인들에게 올유캔잇 메뉴에 있는 고기의 부위에 대해 설명하면 모두들 호기심 있어 한다. 더군다나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것에 또 한번 놀라며 올유캔잇 메뉴를 많이 찾는다”며 “고기의 퀄리티 뿐만 아니라 데코레이션에도 신경을 써 보는 재미도 더했다”고 말했다. 올유캔잇의 가격은 24.99달러, 29.99달러, 49.99달러이며 기본적으로 블랙 앵거스, 앵거스 프라임 차돌박이, 고베 삼겹살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가격에 따라 고베 불고기, 닭불고기, 돼지불고기, 새우, 가리비, 우설 등도 제공된다고. 이밖에 한식 코스메뉴도 따로 준비돼 있다. 가격은 각각 49.99달러, 69.99달러, 99.99달러, 129.99달러이며 정식 메뉴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어 특별한 가족 모임에 안성맞춤이다.

‘가온’을 새롭게 오픈하면서 박 대표에게는 든든한 후원군이 생겼다. 두 딸들이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자 발 벗고 나선 것. 비즈니스 마케팅을 전공한 큰 딸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둘째 딸이 전반적으로 ‘가온’의 경영과 디자인을 도맡아 하며 ‘젊은층’을 공략하고 나섰다. 큰 딸이자 가온 매니저인 케이시 박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가온’의 로고도 동생이 직접 디자인했다. 밥공기와 뚜껑, 밥솥, 접시 등을 형상화해 로고를 개발한 것”이라며 “앞으로 비즈니스 전공도 살려 여러 가지 경영 전략을 활용함으로써 하나의 ‘한식 트렌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나 지금이나 ‘가온’에서 꾸준히 인기를 끄는 메뉴는 ‘연밥 정식’이다. 1인당 24.99달러인 정식 메뉴는 연밥, 탕평채, 돗나물 샐러드, 구절판, 갈비찜, 연어구이, 전유어, 된장찌개, 삼색나물, 화전, 호박식혜 등 맛으로 보나 눈으로 보나 화려하고 고급스런 음식들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한끼로 먹기엔 벅찰 정도로 많은 반찬들과 몸에 좋은 은행, 밤, 대추 등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연밥의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에 취해 먹다보면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가온’에서는 ‘연밥 정식’ ‘BBQ 올유캔잇’ 이외에도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 메뉴가 수두룩하다. 은대구 조림(25.95달러), 갈비찜(21.95달러) 등 일품요리 메뉴를 비롯해 불고기 돌솥비빔밥(11.95달러), 육개장(11.95달러) 등 대표적인 한식들을 찾는 외국인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물·비빔냉면(9.95달러), 해물우동볶음(12.95달러) 등 면류도 새롭게 선보여 외국인들이 호기심 있어 한다고. 케이시 박 매니저는 “한식의 맛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온’이 중시하는 고급스럽고 깔끔한 음식의 이미지까지 더해 외국인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표의 바람인 ‘한식의 세계화’가 통했는지 KBS World 프로그램에서 기획하는 세계 한식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고 한다.

‘가온’은 앞으로 젊은층을 공략해 한식의 세련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박 대표와 케이시 박 매니저 부녀는 “이제는 가족 경영으로 부모님 세대와 젊은 세대를 모두 공략할 것”이라며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끌어들인다는 경영 전략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양이 듬뿍 담긴 ‘연밥 정식’메뉴. 가격은 1인당 24.99달러.
외국인들이 좋아한다는 돌솥 비빔밥 11.95달러.
젊은층을 공략하고 나선 ‘가온’의 케이시 박 매니저(가운데)와 직원들.

●가온 주소: 2063 E. Colorado Blvd. Pasadena 전화: (626)796-9604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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