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자식 위해 헌신하신 노모의 마음을 상하게 해 드려 요즘 자책감을 누를 수 없다. 소규모 업소에서의 바쁜 일정과 경기 불황으로 가게일이 더 걱정되는 터에 노모가 자주 전화를 하시는 바람에 짜증스런 음성을 느끼게 해 드렸다. 더욱이 노모가 요양 시설로 거처를 옮긴 후 그런 나의 자책감은 더욱 커졌다.
평소 이런 어려움을 아셨는지 노모는 어느날 ‘이제 내가 갈 곳은 요양 시설’이라 하셨다. 그리고는 걱정하지 말라는 노모를 요양시설로 보내며 울음을 참아내려 애도 많이 썼다. 어려운 가게 형편에 마음 쓰시던 날들을 회상해 볼 때마다 저절로 눈물이 나곤 한다.
요즈음 같은 경제형편이 아니었다면 노모를 계속 모실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과연 노모가 받는 각종 정부의 혜택을 나 자신이 부담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이는 불가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자식이 맡아야 할 것을 정부가 맡는다는 생각에 새삼 고맙기 그지없기도 하다.
노인들 말씀같이 그 어떤 효자가 매월 생활비며 의료보험 등 혜택을 줄 수 있을
까? 그것도 세금 한 푼 내본 적 없이 영주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그러니 노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미국이 효자야”라고 하실 만하다.
노모의 삶의 끝자락에서 시간적, 경제적, 그리고 심리적, 정신적 부분까지의 어려운 부분도 정부 혜택으로 맡아주는 미국에 비하면 나는 정말이지 불효자 중에 불효자가 틀림없다.
나는 과연 나를 불효자로 만든 미국이라는 나라에 효자로서 이민의 삶을 마칠
수 있을까? 이것이 최근 나의 화두이기도 하다.
최영/ 볼티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