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제조업 활성화는 교육 수준이 낮은 저소득 이민자 계층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간다.
블룸버그 행정부는 이번달초 뉴욕시의 제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향후 10년간 90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공업 용지를 새로 조성하는 것을 포함한 육성방침을 밝혔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공업 용지를 유지하고 확장시켜 제조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이다. 실업 문제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효과가 큰 제조업 육성은 특히 언어와 교육 장벽 때문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층 이민자들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간다.
■ 저렴한 용지 공급이 과제
지난달 브루클린 선셋팍의 대형 창고지역이었던 살마 프로퍼티가 공단으로 용도 변경된 것은 뉴욕시가 제조업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이 사례다. 110만 스퀘어피트 넓이의 지역에는 섬유와 식품류 등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들어서며 1,0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입주 업체들에게는 저렴한 부지 사용료와 고용자수에 따른 세금을 포함한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시에서는 제조업이 세수 확대는 물론 다른 서비스 분야보다 고용 효과가 크기 때문에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6월에 발표한 제조업 육성 방안에는 무려 22가지의 각종 혜택(initiative)이 포함되어 있다. 경제개발공사(EDC)의 세스 핀스키 사장은 “제조업 분야에서 기회가 확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그러나 제조업 관계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부지가 핵심적인 사항이다. 그래서 브루클린 아미 터미널과 브롱스 헌츠 포인트 지역에 더 많은 제조업 유치를 장려하고 비어있는 로프트빌딩을 8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공장 건물로 수리 변경하는 등의 사업이 진행된다.
■ 뉴욕시 공업 지역(Industrial Area)
뉴욕 5개 보로에는 현재 공식적으로 16개의 지정 공업 지역이 있다. 맨하탄에는 가먼트 센터가 있고 브루클린에는 이스트 뉴욕과 노스브루클린 등 6개, 브롱스에는 배스케이트와 이스트체스터 등 4개, 퀸즈에는 스타인웨이와 롱아일랜드시티, 자마이카, 메스패스, JFK가 있다. 이 지역들은 소기업국내 IBZ(Industrial Business Zone)가 총 관리한다. 또한 각 지역마다 ‘인더스트리얼 비즈니스 솔루션 프로바이더(IBSP)’라는 기관이 각종 비즈니스에 관한 문의와 해결책 등을 무료로 상담하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뉴욕시에서는 IBZ내 지역의 조닝변경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또한 공업 용지가 불법적으로 주거 용도로 바뀌는 행위 단속을 주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실제로 공장 건물을 갖고 있는 랜드로드들이 일반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불법 렌트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최근 몇 년간 IBZ 지역에 호텔 건설이 활발해 지면서 이 호텔들이 기존 제조업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각종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 제조업의 중요성
뉴욕시 제조업 매출 규모는 지난 10년간 매년 8%씩 줄어왔다. 윌리엄스버그의 도미노 공장 사례처럼 기존의 대형 공장 자리가 고층 콘도 단지로 바뀌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존산업의 상징인 굴뚝공장이 첨단 고층 빌딩으로 바뀌는 것을 고부가가치로 여기지만 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일자리에 초점을 맞춰 보면 꼭 그렇지 않다. 지속적인 감소에 불구하고 여전히 제조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뉴욕시 전체 일자리의 16%(맨하탄을 제외하면 25%)를 차지한다. 뉴욕시는 계획대로 900만 스퀘어피트의 새로운 공단 지역이 조성되면 10년간 직, 간접적으로 3만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 뉴욕시 제조업의 특징
섬유, 식품, 쥬얼리, 페인팅, 전기, 기계 등 뉴욕시 제조업체의 98%는 100명 미만의 소기업이다. 이중 78%가 유색 인종이고 64%가 이민자다. 노동국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종사자는 소매와 식당 종사자보다 연 평균 1만2,000달러 수입이 많았고 60% 이상이 보험과 혜택을 받고 있다. 몇 년전 까지만 해도 맨하탄이 5개보로 중 가장 제조업 종사자의 숫자가 많은 지역이다. 특히 가먼트 디스트릭트는 미국에서 가장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던 지역으로 꼽혔다. 브롱스와 브루클린, 퀸즈의 제조업은 소상인 비즈니스와 함께 이민자들의 가장 중요한 생활 터전이다.
공업 지역으로서 뉴욕시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미국 최대 규모 시장안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풍부한 노동 인력 풀을 확보한 것도 장점이며 대량 생산품보다는 고부가 가치의 세분화된 제품 생산으로 변모하고 있다.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