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이전트는 마술사

2011-06-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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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세일 승인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매물이 몇 년 동안 정체 현상을 일으키며 바이어의 선택을 망설이게 했던 시장에서 요즘은 은행마다 숏세일 승인이 조금씩 빨라져 그나마 매물이 서서히 늘기 시작한다.

그러나 숏세일을 준비하는 많은 셀러 중엔 이미 융자조정 때부터 모게지를 내지 않는 금전적인 혜택을 입으면서 숏세일 승인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 불황에 그나마 렌트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 최대한 딜이 늦게 끝나길 기대한다.

예전에 빨리 집을 정리해서 은행의 빚 독촉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부담이 점점 엷어지면서 이젠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가능한 오래살 수 있게 해달라는 강력한 희망사항을 전한다.


숏세일을 처음 맡길 땐 일단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고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어해서 모든 진행을 조심스럽게 이끌어 오고 오픈 하우스도 피하므로 집을 보여주기 또한 쉽지 않아 바이어와 연결 짓기가 일반 매물보다는 훨씬 어렵다.

그러다 천신만고 끝에 준비된 바이어를 만나 오퍼를 쓰더라도 은행과의 협상기간이 길어지면 바이어는 다른 매물로 발길을 돌려 또 새로운 오퍼로 긴긴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은행 빚이 1,2차 혹은 3차까지 남아있는 경우 각 은행마다 선정된 담당자와 일정 기간 동안 계속 협상하다 담당자가 바뀌거나 집에 대한 감정가가 달라지는 경우 처음 오퍼보다 가격이 오를 땐 그간 공들인 바이어가 취소하는 일이 허다하다.

지금이 바이어 마켓인데다가 이런 기회에 한 번 집을 사놓아야겠다는 투자자들이 일단 관망세라 은행에서 준 카운터 오퍼를 수락하면서까지 숏세일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숏세일에 기대하는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은 절대 은행의 권한이므로 숏세일을 진행하는 에이전트는 중간에서 그가 가진 모든 능력을 다 동원해도 때론 한계에 부딪힌다.

숏세일이 시작될 땐 이미 그 소유권 행사는 은행에 있는데 낮게 들어 온 오퍼 가격을 은행과 맞추지 못하면 순간 무능한 에이전트라는 인식을 받는다.

더구나 2차로 넘긴 콜렉션 회사와 매일 전화로 실랑이 하면서 계속 낮은 금액을 주고 받는데도, 더 이상 셀러의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도 타결점이 보이지 않으면 그 딜을 맡은 에이전트의 스트레스의 무게또한 만만치 않게 된다.

콜렉션 회사들이 통상적으로 원하는 융자 금액의 10~20%로 숏세일이 끝남과 동시에 집을 판 후의 차액을, 협상되지 않고 남은 차액을 추심으로 따라오지 않게 하기 위해 최상의 딜을 끌어내지만 모든 결정은 그들의 손에 달려 애쓰고도 흡족한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이런 부동산 시장에서 에이전트는 셀러와 은행 그리고 바이어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절대적인 마술의 힘이 필요하다.

셀러의 가족이 빨리 이사를 간다면 진행을 서둘러야 하고 더 살기를 원하면 서류보완을 하면서 조정을 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금의 부동산 빙하의 벽을 깰 수 있는 획기적인 경제 회복 안건은 없을지, 뒷걸음 친 바이어들의 발길을 되돌릴만한 마법의 융자가 나오지나 않을지 기대해 보면서 유난히 더디게 지나간 한 해의 반을 접어본다.


카니 정
콜드웰뱅키 베스트부동산
(562)304-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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