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1-06-2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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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에 밤이 왔어

푸드득 물의 냄새, 새처럼 날았지

두 팔을 벌려, 가시가 없는 밤의 한 가운데를 안았어


둥둥 보름달

바지랑대에 실을 메달아 꿰었지

졸졸 따라오는, 휘휘 흔들리는 저 환한……

안효희(1958 - ) ‘달빛 아래’ 전문


우포늪, 대한민국 최대의 내륙 습지. 약 1억 4천만 년 전에 생성, 환경부가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가시연꽃 등 340여 종의 식물과 62종의 조류, 28종의 어류가 서식,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천연기념물 524호, 람사르 협약에 의한 국제보호습지 … 백과사전의 소개만 대충 보아도 꼭 찾아가보고 싶은 곳이다. 시를 읽고 나서 달빛 아래 이곳을 찾아가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푸드득 새처럼 물 냄새가 날고, 환한 여자처럼 생긴 달이 바지랑대 끝에 달려 휘휘 흔들리며 졸졸 따라오는, 원초적인 자연의 숨결이 깊게 느껴지는 밤에.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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