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신용의 변천

2011-06-16 (목)
크게 작게
예나 이제나 사람이 한데 모여 교류하면서 살아가는 문명된 사회에서는 우선 사람 상호간의 신용이 매우 중요한 근간이 된다. 그 신용의 가치는 개인이나 집단은 물론 국가와 국가간의 신용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현대화 된 문명사회 그리고 미국식 자본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신용은 물론이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하여 지켜야 하는 신용은 경우에 따라서 그 국가의 존망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1929년 경제 대공황을 겪으며 혹독한 경험을 한 미국은 은행규제를 강화하고 “루즈벨트”대통령의 강력한 영도력아래 온 국민들이 한데 힘을 모아 허리띠를 졸라매며 건설과 생산에 매진하였다.

그들은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많은 기술들을 개발하였으며, 따라서 미국의 경제도 빠르게 발전하였고 미국의 많은 공업제품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고 질이 좋으며 값도 싼 훌륭한 제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특히 유럽에서 2차대전이 발발하고 미국이 참전하면서 미국은 세계의 제품생산 공장이 되어 우수한 제품들을 더욱 더 많이 생산해 내었고 2차 대전이 끝나자 미국의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으며, 미국은 마침내 세계경제와 세계정치의 지도국가로 우뚝 서게 되었다. 미국은 세계의 영도국이며 동시에 경찰국가로서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미국식 국제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데 그들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앞세워 세계를 지도해 나가게 되었다.

미국의 달러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금본위 제도에 기초를 두고 있었으며, 자연 세계통화 제도의 기축통화가 되었고 미국의 신용 역시 세계 최고였다. 그러나 그도 잠시, 나라가 부유해지고 국민들에게 여유가 생기게 되자, 노동자들은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고 또 어려운 일들은 하려고 하지 않게 되었으며, 고용주들은 고용주들 대로 거세어진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값싼 노동력이 기다리고 있는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등, 고용주와 피고용자 상호간의 신용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정부도 마찬가지로 한때는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처하며 국제간의 분쟁을 조정하고 평화와 정의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었던 미국 정부 본래의 취지는 어느새 사라지고, 어느 나라가 미국에게 더 이로울 것인지부터 우선 저울질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미국의 신용도 차츰 낮아지기 시작하고 미국의 경제사정도 점점 더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월남전쟁에 말려들어 오랜 세월동안 전비를 감당해 오던 미국은 막대한 예산 지출과 무역적자로, 1971년 마침내 그동안 꾸준하게 유지해 왔었던 달러화의 금본위 제도의 포기를 선언하게된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와 신화가 이제 그 기능을 멈추게 되고, 미국의 신용이 이제 여타국과 별 차이가 없게 될 것이라는 신호탄이며, 동시에 미국경제가 내리막을 타게 된다는 전조였다.

어찌보면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저지른 첫번째 기만행위 사건이라고도 보여진다. 그래도 미국은 국제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꾸준히 세계를 지도하고 이끌어 나아가는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두번째 세계를 상대로 한 기만행위 사건은 1998년 후반부터 시작되어 소위 밀레니엄이라고 불리웠던 2000년 1월 1일에 그 절정을 이루게 된다. 그 1년반의 세월동안 온 세계는 “2000년이 되면 0이라는 숫자가 겹치게 되어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열차가 탈선하게 되고 비향기가 추락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핵무기를 장착한 미사일이 오작동으로 발사되어 세계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이라는 알쏭달쏭한 괴담에 휩싸여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과 개인들이 비싼돈을 들여 컴퓨터를 보완하느라고 온갖 혼란과 패닉을 겪었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저 마이크로 소프트 컴퓨터회사가 그 해 세계최고의 매출실적을 올리는 기록을 남기었을 뿐이다. 그리고 세계사람들에게 미국기업들의 기업정신과 신용에 대한 아리송한 의문부호만 남게되었다.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렌스 지사
<2주후 계속>
(310)968-8945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