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그러진 결혼관

2011-06-1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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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재력가 집안으로 시집간다는 부러움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게 축하인사를 건넸으나 이메일로 파혼했다는 답장이 왔다. 이유는 혼수였다. 함 때문에 양가마찰로 파경까지 맞은 것이라고 한다.

21세기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돈과 권력이 성공적 결혼의 보증수표가 아닌 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각계 인사들의 불륜 스캔들이 증명하고 있다.

이런 뉴스들을 보면서도 그것은 그저 남들 이야기일 뿐, 그래도 내 딸·아들은 돈 많은 집안과 결혼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있다.


혼사에 있어 사돈될 집안에서 볼 것은 돈이 아니다. 그 보다는 그 부모가 얼마나 높은 인격을 갖추었나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 집안이 얼마나 우애 있고, 화목한가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대개 사람들과 몸을 부대끼며 크기보다 컴퓨터나 게임기 같은 기계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일류대학을 졸업했어도 결혼식에 초대할 친구하나 없는 이들도 있다. 부모가 평생 모은 집 재산을 반년도 안 돼 잃어버리는 2세들도 보았다.

너무 고생 모르고 커서 세상 물정 모르는 젊은이들, 부모를 ‘베이비시터’ 보듯 하는 이, 남편에게 대접받기만 원하는 ‘공주과’ 여성들도 있다.

“과거가 있는 이는 용서받아도, 미래가 없는 이는 용서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새 인생을 시작하려는 자녀의 배우자감에게서 우선 볼 것은 돈이나 그 집안의 권력이 아니다. 실속 있는 미래를 설계하고 강한 생활력으로 건실한 가정을 이룰 만한 인물인지를 우선 보아야 한다.


권진아/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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