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 학생의 장례식

2011-06-1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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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안타까웠다. 17세의 한창 나이에 죽다니, 그것도 암으로… 아직 꽃도 피우지 못한 채 한 한인학생이 우리 곁을 떠났다.

장례식은 12학년 전교 학생들 거의 다 왔다고 착각할 정도로 학생들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민감한 청소년들이 친구 잃은 슬픔을 억제 못하여 오열하는 소리가 문득 문득 들려왔다.

그는 특별한 학생이었다. 일본어를 배울 때는 물론, 코리언 퍼레이드에 3년 연속 참가를 했던 학생이었다. 키가 큰 학생이라 매년 한국 국기를 높이 들고 가는 일을 맡았었고, 누구보다 책임감이 있고 남을 돌보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서 저학년 학생들을 지켜보는 일도 담당했다.


그는 지난 코리언 퍼레이드 때 참가하고 돌아오는 학교 버스 안에서 몸이 안 좋
다고 한 후 팔과 다리에 암이 퍼져 있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장례식 마지막 순서로 그의 젊은 엄마가 단상으로 나왔다. 그리고 아들의 마지막 때를 회상하면서, 그가 매일 엄마와 같이 성경을 읽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고 했고 청중에게 부탁이 있다고 하였다.

주목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향하여 그녀는 말했다.

“절대 울지 마세요! 우리 아들은 지금 빈껍데기만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아픔이 없는 좋은 곳에 있고, 하나님이 허락하는 그의 생을 다 살고 갔습니다. 그러니 절대 울지 마세요! 그러니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 젊은 어머니의 말이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 누구보다도 슬픔을 가눌 수 없을 그녀가 자신에게 뇌이고 또 뇌었을 그 단어들을.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장례식은 슬프지만, 또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한편으론 잔잔한 위로가 되었다.


이정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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