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증과 관음증
2011-06-08 (수) 12:00:00
창세기에 따르면 인간은 처음에는 벗고 살았다. 그러던 것이 선악과를 먹은 후에는 부끄러움을 알게 됐고 그 후 지금까지 옷을 만들어 입고 산 것으로 돼 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드물게 과학적인 연구 결과도 성경과 일치한다.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은 침팬지와 공통 조상을 갖고 있다. 동물들이 옷을 입었을 리는 없기 때문에 인간도 한 때는 알몸으로 생활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옷을 만들어 입게 된 것은 부끄러움을 알아서라기보다 빙하기의 도래로 인해 옷을 입지 않으면 얼어 죽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역사에 처음 노출증 기록을 남긴 사람은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투스다. 그는 ‘역사’에서 그리스 여성들이 부바스티스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배를 타고 강을 따라가면서 마을마다 멈춰 옷을 벗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노출증을 정신병으로 분류한 사람은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샤를 라세그다. 그는 성적 욕망이 올바른 분출구를 찾지 못할 때 이것이 이런 변태적인 행위를 불러 온다고 분석했다. 노출증에 대한 사회적 태도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이것이 상대방에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줄 때 공연 음란죄로 처벌하고 있다. 단순 장난이 명백할 때는 죄가 되지 않는다.
노출증과 정반대이지만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에 관음증이란 것이 있다. 남의 알몸이나 성행위를 몰래 훔쳐보는 것이다. 이런 성향은 노출증보다 흔하며 동서고금에 널리 퍼져 있다. 한국의 ‘나무꾼과 선녀’ 전설이나 그리스의 악테온 신화가 그 한 예이다. 사냥꾼 악테온은 사냥의 신 다이애나의 알몸을 본 죄로 사슴으로 변해 자기가 키운 사냥개에 물려 죽는다.
영미법에서는 관음증은 처벌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었으나 몰카의 등장과 함께 이것이 극성을 부리자 2004년 처벌 조항을 신설했다. 그 후 4명 여성의 샤워 사진을 찍은 스포츠클럽 매니저가 9개월, 5명의 여자친구와 성행위를 한 비디오를 만든 한 남성은 8개월 징역형에 처해졌다. 한국에서는 아예 셔터 소리가 나지 않는 카메라 판매가 금지돼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알몸으로 생활해 온 과거의 흔적 때문인지 아직도 간혹 대중 앞에서 알몸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때 차기 뉴욕 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뉴욕의 민주당 출신 연방 하원의원 앤소니 위너가 자신의 벗은 몸 사진을 인터넷을 통해 여러 여성에 보냈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처음 이를 부인하다 나중에 실토하고 사과했지만 자기는 법을 어긴 일이 없다며 사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 초 같은 뉴욕 주 연방 하원의원인 공화당의 크리스 리가 역시 자신의 알몸 사진을 인터넷으로 보냈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즉각 사임한 바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시장, LA 시장, 뉴욕 주지사, 가주 주지사, IMF 총재 할 것 없이 모두 섹스 스캔들로 망신을 당했다. 뻔히 어떤 일이 벌어질 줄 알면서 이런 짓을 저지르는 인간은 정말 그토록 약한 존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