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1-06-02 (목) 12:00:00
죽은 시계를 손목에 차고
수은전지 갈러 가는 길
시계가 살아 움직일 때보다
시계가 무겁다
시계가 살았을 땐
시간의 손목에 매달려 다녔던 것일까
시간과 같이 시계를 들고 있었던 것일까
죽은 시계를 차고 나니
마치 시간을 들고 있는 것처럼
마치 시간을 어찌 할 수 있는 것처럼
시계가 무겁다
함민복(1962 - ) ‘죽은 시계’ 전문
사람이 죽으면 영혼의 무게만큼 가벼워진다는데, 시간이 빠져나간 시계는 무거워졌다고 한다. 평소에 몸의 일부분처럼 시계의 존재감을 못 느끼고 지내다가 죽은 시계를 차고 있다는 자각에 시계의 무게를 느끼게 된 것이리라. 그 느낌은 시간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시간과 영혼이 결코 가볍지 않다.
김동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