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시장 2014년까지 회복 어렵다”

2011-05-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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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소유주와 세입자들이 주택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온라인 부동산 업체 트룰리아와 온라인 차압 매물 전문 업체 리얼티트랙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약 54%가 현재 주택 시장의 침체가 2014년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처럼 주택 시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내다 보는 답변자 비율은 증가세로 지난해 11월 조사에서는 34%로 조사된 바 있다. 내년말부터 주택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답변자의 비율도 지난해 11월 조사 당시 27%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15%로 감소했다.

리얼티트랙 조사서 세입자·홈오너 54% 비관적 전망
5개월 전 34%보다 크게 악화… 수요 정체가 주원인

이처럼 주택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하고 있는 것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동시에 주택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제공안 종료 후 꺼진 주택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모기지 연체 주택과 차압 주택 비율이 여전히 높은 점도 주택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샌타애나 소재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 코어로직사에 따르면 현재 모기지 연체 상태거나 차압 절차를 밟고 있는 약 180만채의 주택이 향후 주택 가격 하락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릭 샤가 리얼티 트랙 부대표는 “수백만채에 달하는 급매성 그림자 재고 매물과 풀리지 않는 융자 시장 상황 등으로 주택 수요가 여전히 취약하다”며 “주택 시장 회복의 선결 과제들이기도 한 융자 시장과 그림자 매물이 현재 주택 가격을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트 플린트 트룰리아 CEO 역시 “주택 가격이 안정되려면 앞으로도 약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주택 시장 회복 속도가 더딜 것임을 암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응답자는 주택 시장 회복이 더딘 이유를 정부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응답자의 약 45%가 정부의 주택 차압 방지를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고 답변한 반면 약 16%는 정부가 주택 시장에 너무 지나치게 개입하는 바람에 주택 시장 회복이 더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정부의 조치가 적절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약 22%에 머물렀다.

주택 소유주와 세입자들의 반응은 정부가 주택 차압 방지를 위한 처방약을 내세운 ‘주택안정화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탓이 크다. 이른바 ‘HAMP’(Home Affordable Modification Plan)으로 불리는 정책은 당초 약 400만명에 달하는 ‘깡통 주택’ 소유주들의 주택 융자를 조정해 차압을 방지해 줄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약 58만7,000명만에게만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응답자들의 주택 시장 전망이 비관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주변인들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도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 이상이 주변에서 모기지 페이먼트를 중단, 융자 재조정 신청, 또는 차압이나 숏세일로 주택을 처분한 사람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크리스토퍼 마이어 컬럼비아대 부동산 센터 소장은 “내년 초쯤 주택 시장이 바닥을 빠져나올 것으로 전망한다”며 “네바다, 애리조나, 플로리다주 등 주택 시장 침체 폭이 큰 지역은 회복 시점이 늦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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