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린내 없는 전라도식 추어탕 ‘최고 보양식’

2011-05-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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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골 추어탕

몸보신의 계절이 돌아왔다. 무더위로 몸이 축 늘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원기회복을 위해 갖가지 보양식을 찾아다니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추어탕’ 가게.

미꾸라지를 뼈와 내장까지 통째로 갈아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이 풍부한 추어탕은 성인병 예방과 노화방지, 피부미용에도 도움을 주는 ‘영양 덩어리’이다. 피코와 3가 애비뉴가 맞닿은 곳에 위치한 ‘남원골 추어탕’에는 요즘 몸보신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비결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았다.

부추가 듬뿍 들어간 ‘남원골 추어탕’의 대표 메뉴인 추어탕.


생콩을 갈아 만든 웰빙 청국장.

‘남원골 추어탕’의 입구.

● 미꾸라지·부추·깻잎 등 유기농 직접 재배
●추어튀김·웰빙 청국장 등 멀리서도 찾아와

전라도 남원에서 추어탕 전문점을 하던 부인 친정의 손맛을 그대로 전수받아 9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남원골 추어탕’. 이곳에서 제일 먼저 맛봐야 할 음식은 단연 추어탕이다. 너무 걸쭉하지도 않고 맹맹하지도 않은 국물 맛이 무척 깔끔했다.

채종석 대표는 “보통 추어탕을 싫어하는 손님들이 떠올리는 이미지가 뼈가 씹히는 걸쭉한 국물과 비린내”라며 “남원골에서는 마늘·생강 등 비린내를 없애주는 9가지 재료를 넣고 최대한 푹 끓여 비린내를 없애는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재료를 풍부하게 쓸 수 있는 것은 샌디에고에 있는 직영 농장 덕분. 채 대표 부부는 테미큘라 지역의 넓은 농장에서 미꾸라지 양식은 물론 배추, 부추, 깻잎 등 추어탕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와 가게의 반찬들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다.

추어탕의 미꾸라지는 단백질이 주성분으로 칼슘, 비타민 등 풍부하여 고혈압, 당뇨, 동백경화와 숙취해소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불포화 지방성분으로 여성에게는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위장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으며 소화가 쉬워 위장질환이 있을 때 적합한 음식이며 소화력이 떨어져 있거나 병환 뒤 회복기나 수술 전, 후의 기력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준다.

남원골의 전라도식 추어탕의 비결은 무엇일까. 샌디에고 농장에서부터 한번 푹 고아진 국물은 한인타운점과 가든그로브점, 세리토스점, 다운타운점으로 각각 배달된다. 각 지점에서는 손님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즉석에서 미리 준비해 놓은 국물과 함께 믹서기에 곱게 갈린 미꾸라지 뼈와 배추, 우거지, 대파 등을 넣고 또 한 번 끓여 손님들의 상에 내놓는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다진 마늘이나 통 들깨, 산초를 조금 넣어주면 최고의 보양식이 된다. 추어탕의 가격은 8.99달러.

각 지점마다 조금씩 다른 메뉴도 이곳의 특징이다. 채 대표의 부인 제니 채씨는 “한인타운 지점에서는 황기 삼계탕을, 가든그로브 지점에서는 추어 매운탕을, 세리토스 지점에서는 염소탕을 판매하고 있다”며 “다양한 ‘몸보신탕’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원골 추어탕’이 얼마 전부터 시작한 요일별 반찬 서비스도 손님들의 관심을 끈다. 월요일에는 오뎅볶음, 화요일에는 코다리 조림, 수요일에는 홍어회 등 요일별로 반찬을 다르게 마련해 손님들의 입맛을 고려한 것. 제니 채씨는 “메인 메뉴도 중요하지만 매일 다른 반찬으로 손님들에게 골라먹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원골에서는 손님 테이블에 제공되는 ‘물’도 남다르다. 황기·대추·칡을 넣고 달인 물을 제공함으로써 보양식을 즐기는 손님들의 건강을 또 한 번 생각했다. 이밖에도 웰빙 청국장을 비롯해 소불고기·돼지불고기·낙지볶음·칼치조림·조기구이·은대구조림도 남원골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추어탕만큼이나 인기있는 메뉴는 추어튀김·추어지리·추어조림. 특히 깻잎 튀김과 함께 제공되는 추어튀김은 조그마한 미꾸라지를 통째로 튀긴 것이 포인트이다. 생선의 뼈까지 먹는다는 느낌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맛이 일품이다.

점심시간이 끝난 늦은 오후에 방문한 손님에게 ‘남원골 추어탕’의 매력을 묻자 “추어탕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멀리서도 찾아오게 만든다”며 “몸이 허해져 보양식이 생각날 때 이곳을 찾으면 몸도 마음도 든든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여름철, ‘남원골 추어탕’에서 미리 몸보신을 해두는 것은 어떨까. 추어탕의 맛에 이미 길들여졌다면 추어튀김을 비롯한 다양한 미꾸라지 요리들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남원골 추어탕

▲피코점: 3623 W. Pico Bl.
(323)733-5700
▲다운타운: 550 E. Olympic Bl.
(213)747-5701
▲세리토스: 11636 Artesia Bl.
(562) 865-5400
▲가든그로브: 10332 Beach Bl.
(714)821- 5200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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