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모기지 융자 공부 돈 절약, 차압위험 방지

2011-05-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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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와 주택시장 침체가 남겨 놓은 교훈이 있다면 아마도 주택 융자의 중요성을 꼽을 수 있다. 주택시장 침체는 주택 융자에 대한 올바른 이해없이 무분별하게 주택 구입에 나섰던 행위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정 한도를 넘지 않는 주택 가격과 보수적인 방식의 융자상품을 선택한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시장 침체 여파를 비껴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닷컴이 최근 실시한 조사를 살펴보면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융자상품 선택에 시간을 투자하는 데 얼마나 ‘짠’지 알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 융자 상품을 고르는 데 차량 구입 때보다도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주택 융자 대출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 약 5시간을 할애해 주택 융자 상품을 골랐던 반면 차량 구입 때에는 평균 약 10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융자 상품 선택에 막상 시간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융자 상품의 종류가 워낙에 다양한 데다 상품별 내용이 복잡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부 주택 구매자는 융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이 중개인의 추천만 믿고 주택 구입에 나서는 사례도 많았다. 주택 융자와 관련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소개한다.


변동금리 이자율 조정‘2/2/5’가 일반적
선상환시 벌금유무·모기지보험도 꼭 확인

■고정 이자율인가?

주택 구입 때 대출받은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고정인지 변동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으로 여겨진다.

반면 자신의 융자 이자율이 고정인지 변동인지를 모르는 대출자가 의외로 많은데 이는 전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주택 구입 후 재융자를 수 차례 실시했거나 융자 조정을 받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융자 서류를 검토해 이자율의 형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안전한 재정설계가 가능하다. 이자율 형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갑작스런 페이먼트 상승에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기때문이다. 변동 이자율 상품은 대개 융자기간 초기에는 매우 낮은 이자율을 제공하지만 기간별로 이자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
만약 경기 불황으로 소득이 제자리거나 줄고 있는 상황에 모기지 페이먼트가 늘어난다면 숏세일, 차압 등의 위험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자율 조정 시기는?

만약 자신의 융자 이자율이 변동 이자율인 것으로 파악됐으면 이자율 조정폭과 시기, 조정 횟수 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 내용은 대출 때 서명한 융자서류를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영어에 자신이 없거나 서류내용이 까다롭다고 판단되면 주택 구매를 도운 중개인이나 융자 중개인 등에게 문의해서라도 이자율 조정시기를 확인해야 갑작스런 페이먼트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이자율 조정 스케줄은 ‘2/2/5’로 규정된 경우가 많다. 우선 첫번째 숫자 ‘2’는 햇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융자 대출 처음 2년간은 이자율이 변동되지 않는 다는 뜻이다.

두번째 ‘2’는 이자율로 매 이자율 조정 때 이자율이 2% 범위 내에서 상승 또는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 ‘5’ 역시 이자율을 의미하는 데 초기 이자율보다 5% 이상 상승할 수 없도록 하는 일종의 제한 이자율이다. 변동 이자율의 조정시기와 이자율 변동폭은 은행마다 다르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알고 있어야 안전한 재정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융자 선상환 벌금(Pre-Payment
Penalty) 규정이 있나?

융자 대출 후 일정기간 내에 융자금을 상환하게 되면 이에 대한 벌금을 물리는 융자 은행이 많다. 일부 대출자들은 이 규정을 잘 모르고 있다가 주택 처분 때 예상치 못하게 벌금을 내기도 하니 주의한다. 선상환 벌금은 주택 처분 때 외에도 재융자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대개 컨벤셔널 융자 대출 때 계약서에 이같은 융자 선상환 벌금 규정을 삽입하는 은행이 많고 FHA, VA, USDA 등 정부 보증 융자에는 선상환 벌금 규정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택 융자를 받기 전에 우선 선상환 벌금이 적용되는 지를 확인한다. 만약 벌금 규정이 있다면 주택 구입 후 단기간 내에 처분할 계획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선상환 벌금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

선상환 벌금 규정은 융자 은행 측과의 협상을 통해 융자 계약서에서 삭제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이자율이 인상되는 등의 불리한 점도 있으니 은행 측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한다.

선상환 벌금 규정이 적용되는 융자는 이자율이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주택 구입 후 단기간 내 처분이나 재융자 계획이 없다면 선상환 벌금 규정을 받아들이고 낮은 이자율 혜택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모기지 보험에 가입됐나?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 중인 융자 시장 개혁안에 따라 모기지 보험도 주택 소유주들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모기지 보험료가 최근 인상돼 최근 융자를 대출 받은 주택 구입자는 모기지 보험에 가입됐는 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모기지 보험은 주택 구입 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20% 미만일 경우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으로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낮을수록 보험료는 오른다. 대출자의 채무 불이행으로부터 융자기관을 보호하기 위한 모기지 보험료가 최대 1.15%까지 추가 인상돼 보험료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융자액에 따라 결정되지만 적게는 25달러부터 많게는 100달러가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단 주택 에퀴티가 20% 이상으로 오를 경우 모기지 보험료는 더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 주택 에퀴티가 충분히 쌓였다고 판단되면 융자 은행 측에 연락해 모기지 보험 해약에 대해서 문의한다. 정확 주택시세를 산정하기 위해 감정 평가작업을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때 감정 평가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더 이상 불필요한 모기지 보험을 해약 한다면 월 약 100여달러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어떤 융자 상품들이 있나?

주택 융자를 대출받기 전이라면 각 융자 옵션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일종의 융자 샤핑을 통해 자신의 재정상태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면 수천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융자 규정이 엄격해진 요즘 굳이 높은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하는 컨벤셔널 융자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주로 저소득층이나 첫 주택 구입자에게 적합한 FHA 융자나 군복무자에게 제공되는 VA 융자, 농무부가 제공하는 USDA 융자 등의 신청자격이 있다면 적은 자본으로도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가 제공하는‘모기지 마켓 플레이스’(www.zillow.com/mortgage-rates)에서 간단한 정보 입력만으로 각종 융자 상품과 이자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인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USDA 융자는 농무부(USDA)의 농촌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정부가 주택 감정가의 전액을 융자 해주는 융자 상품이다. 따라서 주택 구입 자금이 전혀 없어도 자격만 되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 반드시 농촌 지역의 주택을 구입할 필요는 없고 인구 1만명 이하의 도시나 인구 2만5,000명 이하 대도시 인근 지역도 융자 대상 지역이다.

남가주의 경우 리버사이드, 오렌지, 샌디에고 카운티 일부 지역이 포함되므로 USDA 웹사이트(eligibility.sc.egov.usda.gov)를 통해 확인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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