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 방울의 마법’ 맛이 살아나네

2011-04-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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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 초

‘소염다초’라 하여 소금은 적게, 식초는 많이 먹으면 무병 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음식에 사용되어 온 발효식품 식초는 그 역사가 기원 전 5,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식초와 그 효능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약 2,500년 전 히포크라테스 때부터라고 한다.



현대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통증 해소나 세균에 의해 곪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식초와 벌꿀을 섞어 옥시멜이라는 약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19세기 말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 실제 약으로 개발되어 식용보다도 약용으로 널리 사용되었다고 했다.

생선의 비린내 제거하고 고기 숙성시켜
피로 회복·디톡스·소화에도 탁월한 효과
양조식초·천연발효식초 등 종류 다양

상처 치료뿐 아니라 식초가 갖는 뛰어난 약리적 기능으로 피로 회복을 꼽을 수 있다. 극심한 피로로 온몸이 지쳐 있을 때 식초를 물에 타 음료로 복용하면 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식초의 유기산이 체내에 축적되어 있던 피로물질을 분해했기 때문이다. 몸이 피곤하다는 것은 체내에 젖산과 피루브산이 많이 생성되었다는 것인데, 특히 이 젖산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근육에 축적되면 근육 단백질을 단단하게 만들고 근육활동을 어렵게 해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체내에 젖산과 피루브산의 농도가 높을수록 피로감은 심해지는데, 이 농도를 식초가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호르몬의 원료가 되기도 하는 유기산은 천연식초에 특히 풍부한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체내의 독소를 해독하는 디톡스 효과도 발휘한다. 대표적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맥경화증이나 혈전증을 일으키는 과산화 지질을 분해해 동맥경화 예방과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 소화 및 식욕증진에 효능이 있고 당뇨병과 비만, 혈압 상승, 항종양 효과 등의 기능성이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식품으로서 식초는 그 성분인 초산(acetic acid, 3~4% 함유)과 함께 다양한 유기산과 아미노산, 당, 알콜, 이스테르 등을 함유하고 있어 이런 성분이 식초의 톡 쏘는 신맛과 향을 내며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흡수를 돕는다.

항균성이 매우 강해 식품을 부패시키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살균, 방부제의 역할도 한다. 김밥의 밥에 촛물을 섞어 만들면 여름에도 김밥이 쉽게 상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또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고 유기산이 비타민 B, C 파괴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해산물이나 채소요리에 식초를 곁들이면 좋고,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칼슘과 함께 복용하면 좋다.


식초는 당류나 전분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여러 원료를 효모에 의해 알콜 발효시킨 다음, 초산균으로 초산 발효시켜 제조한다. 양조식초, 천연 발효식초 정도로 만드는 방법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양조식초는 과일이나 곡물 같은 천연재료를 알콜 발효과정을 거쳐 초산으로 발효시킨 것인데, 여기에 곡물의 주정을 넣어 단기간에 양조해 내므로 대량 생산되는 대부분의 식초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천연 발효식초는 그야말로 천연재료가 자연과 시간과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품으로 6개월에서 1년가량의 자연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낸다. 재료 본연의 영양소와 유기산, 미네랄이 풍부하며 가장 맛도 뛰어난 고급 식초이다.
한국의 전통 천연식초는 과일초가 아닌 누룩과 쌀로 빚은 술을 발효시킨 곡물초라고 한다. 현미로 술밥을 만들고 여기에 누룩, 엿기름, 배, 생강, 대추를 더해 술을 담근다.

이 술에 꿀을 섞어 항아리에서 발효시키고 1년가량 숙성시키면 천연식초가 탄생하고 이를 3년 이상 보관하면 적갈색의 흑초가 된다. 재료를 섞어 시작하는 것은 사람이 하지만 식초를 발효시키는 역할은 효모가, 효모가 살아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태양과 바람의 기운이라니 그야말로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낸 천연식품이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식초의 다양한 효용

▲양파를 다지거나 생선 다듬은 도마를 씻은 후에도 냄새가 남아 있을 때 식초를 뿌리거나 발라주면 양파의 매운 맛과 생선 비린내가 없어진다.
▲식초는 단백질을 변성시키는 성질이 있어서 생선을 구울 때 식초를 바르면 석쇠에 달라붙지 않고 잘 구워진다.
▲달걀 삶을 때 식초를 넣으면 껍데기가 잘 깨지지 않는다.
▲숙성되지 않은 고기를 구울 때 식초를 발라 2~3시간 정도 재워두면 연해진다.
▲채소·과일의 농약이 걱정될 때 식초 물에 5분 정도 담갔다가 사용하면 농약이 어느 정도 제거된다.
▲시들한 채소를 식초 물에 담갔다가 건져 헹군 다음 냉장 보관하면 싱싱해진다.
▲늦여름의 오이는 쓴맛이 강해서 먹기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식초 물에 담가두면 쓴맛이 많이 사라지고 연근이나 우엉의 갈변을 막아준다.

*식초 제대로 마시기

▲다이어트용이 아니라면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매끼 식사 후에 마시면 소화도 돕는다.
▲원액을 마시는 것보다 생수나 스무디 등에 섞어 마시면 부담이 덜하다. 단 위산과다나 위염 증상이 있는 사람은 피한다.
▲최소 6개월 이상 꾸준히 마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초 보관하기

▲직접 만들 계획이라면 입구가 넓은 유리병이나 항아리를 사용한다.
▲숙성 중에는 직사광선을 피한 어둡고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두고 장기간 보관은 냉장고가 좋다.
▲숙성 후 보관은 와인병을 이용하면 편하다.

*어떤 식초를 구입할까?

▲에덴 오개닉 애플 사이더 비니거와 레드와인 비니거(Eden Organic Apple Cider Vinegar and Red Wine Vinegar)-에덴은 유기농 일본 식재료 전문 브랜드로 천연 발효한 이 제품은 유익한 박테리아와 엔자임이 다량 들어 있는 좋은 식초이다. 4년 정도 보관할 수 있으며,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집에서 식초를 만들 때 시작 효모로 사용할 수도 있는 제품이다.

에덴의 천연발효 사과식초.

▲브래그 애플 사이더 비니거(Bragg Organic Apple Cider Vinegar)-브래그 가족으로 시작된 브랜드로 애플 사이더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 정제되지 않고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

천연발효 사과식초의 대표 브랜드 브래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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