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티쉬 (Potiche)

2011-03-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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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포티쉬 (Potiche)

체육복 차림으로 아침 조깅에 나선 수잔이 자연을 음미하고 있다.

★★★½ (5개 만점)

사장의 아내 파업해결에 나서다

카트린 드뇌브 주연 여성해방 코미디


카트린 드뇌브가 완벽한 연기를 하는 현실적 사회문제를 둘러싼 여성 해방 코미디로 뮤지컬은 아니지만 뮤지컬의 분위기를 간직한 우습고 재미있는 프랑스 영화로 플롯이 다사다난하다. 뮤지컬 ‘여덟 명의 여인들’을 만든 프랑솨 오종의 작품으로 드뇌브가 우산공장의 책임자로 나오는 것과 영화의 경쾌하고 알록달록하고 밝은 분위기가 비록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우산 가게 점원으로 나온 드뇌브를 국제적 스타로 만들어준 ‘셰르부르의 우산’을 연상시킨다.

반짝 반짝 빛나고 탄산수처럼 싸한 맛이 나는 성인들 특히 여성들을 위한 향수감 짙은 코미디인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서로 연결되면서 저지르는 코믹한 행동이 때로 터무니가 없어 넌센스 코미디를 보듯이 깔깔대며 웃게 된다.

웃음 속에 여권 신장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자의 파업 등 사회적 문제를 무게 있게 다룬 시의에도 맞는 영화로 코믹하나 노골적인 섹스장면이 있어 등급은 R이다.

1977년. 프랑스의 한 작은 도시의 우산공장 사장 로베르(루시니)의 아름다운 아내 수잔(드뇌브)은 여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 남편으로부터 ‘포티쉬’ 취급을 받고 살지만 유족한 삶과 모양내기에 만족하며 산다. 그런데 우산 공장은 수잔의 아버지 것으로 아버지 사망 후 로베르가 사장으로 취임한 것. ‘포티쉬’는 ‘트로피 와이프’(유한 부인)를 뜻한다.

로베르는 여자뿐 아니라 공장 근로자들도 자기 하인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그의 부당한 대우와 멸시에 견디다 못한 근로자들이 파업을 단행한다. 이로 인해 수잔이 얘기의 앞면에 등장하게 된다.

로베르가 병이 나 일선 업무를 못하게 되면서 수잔이 마지못해 남편의 직무대행으로 근로자들과 협상을 시작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수잔이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평생을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해 투쟁해 온 공산주의자로 수잔의 과거 애인인 바뱅(드파르디외).

수잔은 바뱅의 조언을 들어가면서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민주적으로 노사문제를 해결하면서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다. ‘포티쉬’가 활동적인 고용주가 되면서 수잔은 30년 간 자기 말을 듣지도 않고 또 자신의 존재조차 제대로 인정하지 않던 로베르에게 뒤늦게 일대 반격을 가한 셈.

이로써 수잔은 제2의 삶을 만끽하는데 바뱅이 옛 사랑을 재점화 하자고 조르면서 수잔을 놓고 로베르와 삼각관계를 구성하게 된다. 이 세 사람 외에 수잔의 칸딘스키 광인 아들과 전형적 주부형인 딸 그리고 로베르의 비서이자 정부(카랭 비아르)가 등장해 재미있는 서브플롯을 엮는다.

혼자 영화를 짊어지다시피 한 드뇌브가 우아하면서도 코믹하고 또 극적인 연기를 아주 쉽게 해 내고 드파르디외와 루시니도 잘 하는데 특히 루시니의 풍자적인 우스꽝스런 연기가 볼만하다. 나머지 조연진의 연기도 좋고 촬영과 음악도 맑고 밝다. Music Box. 랜드마크(310-281-8233), 타운센터(818-981-9811),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유니버시티 타운센터(800-fandango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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