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른손과 왼손

2011-03-24 (목)
크게 작게
▲일본의 대재앙에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예상은 했어도 막대한 인명 피해에 모두 조의를 표한다.
당연한 현상이다.
▲통상처럼 구호금이 몰린다.? 그 짧은 기간 동안 국내에서 걷어 낸 구호금이 벌써 187억을 웃돈다.
▲세계 제 3의 강대국인 일본에게 구구절절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자애심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너무 가까운 이웃나라의 아픔이라서 깊은 공감대가 형성된 건지 아무도 모른다.

위안부 할머니 그리고 구제역을 당한 축산 농민들에게는 어느 만큼의 보상금이 주어졌는지 이젠? 우리의 관심사에서 멀어졌고 기삿거리도 되지 않는데 유독 남의 나라 일에 관대하다.

▲일본이 수년간 외국인 홈리스를 데려다 원전 노동자로 일을 시켰다는 독일 신문 기사가 언뜻 눈에 띈다.
▲자국민들을 위해서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그 나라에게 우리나라의 통 큰 기부금이 세계인을 놀라게 한다.


더구나 막대한 지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그 나라에게 우리가 보내는 구호금은 어떤 명목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런 일을 겪어도 마켓 앞에서 흐트러지지 않는 줄을 서며 물과 음식을 배당받는 일 본인의 질서에 경탄이 몰린다.

일본은 몰라도 그 나라 국민의 차분한 예절을 지적하고 예의 바른 국민성을 논하며 우리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역사는 지나갔다.

다시 돌이킬 수 없고 잘못된 지난 부분도 회복이 될 수 없어 우리나라가 발전하려면 따지지 말고 무조건 덮어둬야 한다고 수없이 배웠다.
그러나 적십자적인 마음보다 세상에 보여 지는 관심에 필요이상의?구호물이 오가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계속 맴돈다.

이스라엘 민족이 팔레스타인을 팔 벗고 도와줬다거나 유태인이 독일에게 큰 도움을 줬다는 단 한 줄의 기사도 본 적이 없어 우리나라의 선행은 가히 돋보인다.

마치 기부금 선행이 릴레이처럼 번져가는 추세이다.
그토록 부르짖던 독도의 소용돌이는 이 재해로 인해 잠시 수그러들 것이다.
일본 네티즌들 중에서도 엄청난 우리나라 기부 금액에 의구심을 보이는 의견이 많다.

미국은 불경기로 모금 행렬이 주춤하지만 그래도 연일 일면을 장식하며 끊이지 않는다.
주변 이웃에게 유난히 인색한 지인이 이번엔 큰 구호금을 내며 환하게 웃는 사진을 보니 낯설다가도 반가워진다.

세월이 그 사람을 그나마 풍요롭게 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이런 풍파 겪지 않아도 늘 주기적으로 불우 이웃을 돕는 한 연예인의 선행이 오늘따라 돋보인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름 알리지 않고 기부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배우지 못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에 답답해진다.
(562)304-3993


카니 정
콜드웰뱅키 베스트부동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