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의 기운이 만연한 봄이 되면 우리 몸은 그간 추위에 눌려있던 긴장이 풀어지며 노곤함이 밀려온다. 자칫하면 피곤하게 느껴지고 무기력해질 수 있는 이때 춘곤증과 나른함에 대항할 에너지와 활력을 줄 맛있는 봄 요리를 찾아보자.

봄 요리 하면 단연 나물. 땅의 기운을 받아 싹을 낸 봄 채소들은 이 계절에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들을 오롯이 가지고 있다.

달래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활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한국의 봄 들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냉이는 단백질과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고급스러운 쌉쌀한 맛을 내는 씀바귀는 초고추장에 매콤새콤하게 무쳐내거나 김치를 담그면 좋고, 쑥은 봄철 약해지기 쉬운 면역력을 키워주고 피를 맑게 해 호흡기 질환에도 좋다.

산채의 왕이라 부르는 두릅은 단백질과 비타민 C가 풍부해 영양가가 높은데다 노곤한 봄날 만사가 귀찮을 때 머리를 맑게 해주고 스트레스도 완화해 준다. 쪽파도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감기 예방에 좋아 생으로 먹지만 냄새가 싫다면 살짝 데쳐 무쳐내면 좋다.

나물 외에도 춘곤증을 이기는데 도움을 주는 요리들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봄에 간이 제 기능이 못해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보는데, 이때 신맛 나는 음식을 권한다. 오미자를 우려낸 빨간 국물에 녹두국수를 말아먹는 ‘화면’은 궁중에서 즐겨 먹었으며, 원기를 내는 묘약으로 알려져 있다. 반숙한 달걀에 초장을 뿌려 내 먹는 ‘초란’은 졸음을 쫓아주는 음식이기도 하고, 당귀를 장아찌처럼 절여 먹거나, 대파의 싹을 다른 새싹채소와 함께 무쳐내는 음식도 피로를 물리치는데 좋다.

평소 사용하던 재료들도 가벼운 양념으로 버무려 먹으면 맛있겠다. 손쉽게 만드는 기운 나고 입맛 당기게 해주는 봄 요리 몇 가지 알아보자.


달래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활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봄 나물이다.


무기질 듬뿍, 춘곤증·스트레스 확 날려

■ 봄 나물로 만드는 간단한 요리

*달래 초무침

▶재료: 달래 100g, 그 외 야채(냉이, 돗나물, 양파 등), 식초 1큰 술, 설탕 1큰 술, 소금 ¼작은 술, 참기름 1작은 술, 통깨 1작은 술

▶만들기

1. 달래는 깨끗이 손질하고 너무 거친 뿌리는 떼어낸다.
2. 다른 야채들도 깨끗이 씻어 먹기 좋게 뜯어둔다.
3. 식초, 설탕, 소금, 참기름, 통깨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둔다.
4. 1과 2를 섞고 양념장을 버무려 낸다.

*쑥 튀김

▶재료: 쑥 150g, 찹쌀가루 3큰 술, 찹쌀가루 ½컵, 튀김가루 ½컵, 얼음 물 1컵, 달걀노른자 1개, 튀김기름

▶만들기

1. 깨끗하게 손질한 쑥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3큰술의 찹쌀가루를 고루 묻혀둔다.

2. 보울에 얼음물과 달걀노른자를 넣어 잘 섞어준다.

3. 2에 찹쌀가루와 튀김가루를 솔솔 뿌려가며 젓가락으로 살짝만 섞어준다. 매끄럽게 풀어줄 필요 없다.

4. 3에 1의 쑥을 살짝 담가 튀김옷을 입혀주고 가열된 기름에서 튀겨낸다.


달래 초무침.


*냉이 새우전

▶재료: 냉이 40g, 새우 100g, 소금 ½작은 술, 달걀 1개, 통밀가루 ½컵
▶만들기

1. 냉이는 깨끗이 손질하여 송송 썰어둔다.
2. 새우는 물기를 제거하고 곱게 갈고 소금, 달걀, 밀가루를 넣어 잘 반죽한다.
3. 2에 냉이를 섞어준다.
4. 기름 두른 팬에 1큰 술씩 떠 넣고 앞뒤로 노릇하게 지져낸다.
5. 초간장을 곁들인다.

냉이 새우전

*백일 송이무침

▶재료: 백일 송이 1팩, 오이 ¼개, 할라피뇨 ½개, 잔 파 약간, 양념(고추가루 1큰 술, 참기름 1작은 술, 설탕 ½작은 술, 소금 1작은 술, 통깨 1작은 술)

▶만들기

1. 버섯은 살짝 쪄내고 가닥가닥 뜯어둔다.
2. 양념 재료를 섞어 둔다.
3. 버섯과 양념장을 버무려 낸다.


익힌 후에도 쫄깃한 맛이 좋은 백일송이버섯.


*두부 취나물 무침

▶재료: 취나물 150g, 두부 ¼모, 양념(통깨 1큰 술, 설탕 1작은 술, 소금 1작은 술, 후추약간, 간장 1작은 술, 멸치액젓 1작은 술)

▶만들기

1. 두부는 뜨거운 물에 데쳐내어 면보로 싸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 물기를 빼준다.
2. 취나물은 씻어서 끓는 물에 데쳐 차가운 물에 헹궈내고 물기를 짜낸다.
3. 1의 두부를 칼로 으깨어주고 양념 재료를 넣어 버무려 준다.
4. 취나물을 두부에 함께 무쳐낸다.

*쑥 겉절이

▶재료: 쑥 100g, 사과 ½개, 양념(물 2큰 술, 식초와 간장 1큰 술씩, 고춧가루, 설탕 ½큰 술씩, 통깨 약간)

▶만들기

1. 쑥은 연한 어린잎으로 골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살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2. 사과는 껍질을 벗겨 채썰어 둔다.
3.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고 보울에 쑥과 사과를 살살 섞고 양념장을 부어 버무린다.

쑥 튀김.

*쪽파무침

▶재료: 쪽파 1단, 고춧가루 1 작은 술, 매실 액기스 2큰 술, 다진 마늘 ½작은 술, 참기름 ½큰 술, 통깨 1큰 술

▶만들기

1. 쪽파는 깨끗이 씻어 손질해 둔다.
2. 냄비에 소금을 약간 넣은 물을 끓이다가 파의 뿌리 부분부터 넣어주면서 푸른 부분까지 살짝 데쳐준다.
3. 물기를 제거하고 한입 크기로 썰어준다.
4. 보울에 고춧가루, 매실 액기스, 다진 마늘, 참기름, 통깨, 소금 약간을 넣어 섞어둔다.
5. 4에 데친 쪽파를 넣어 잘 버무린다.

쪽파 무침


●봄 나물 요리 팁

봄에 나오는 냉이, 달래 등은 비타민 A, B2, C와 칼슘 등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나른한 봄철에 입맛을 돋워주고 건강도 지켜준다. 데칠 때는 천일염을 조금 넣으면 푸른색이 살아나는데 이는 봄나물 속 엽록소가 알칼리에서 더 진한 녹색으로 반응하는 현상 때문이다.

또한 뚜껑을 열고 데쳐야 가열 때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산 등의 산성성분이 나물에 다시 스며들지 않는다. 부드러운 잎 종류는 끓는 물에 넣어 15〜20초 정도면 충분히 데쳐지고, 냉이처럼 뿌리까지 먹는 종류는 3분 정도가 적당하다. 데친 뒤에는 반드시 찬물에 헹궈야 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향긋한 향을 살리기 위해서는 마늘, 파 등의 향이 강한 양념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생채로 먹을 때는 꼼꼼히 손질을 잘 하고, 1~2% 농도의 미지근한 소금물에 담가두면 미생물이나 벌레 등을 제거할 수 있다.

●봄에 심을 수 있는 채소

파는 뿌리 부분을 잘라내어 땅에 심어두면 자라난다. 미나리, 쑥, 냉이, 쑥갓도 뿌리 줄기부분을 땅에 심어두면 3주 정도 지난 후 자라난다. 이른 봄에 일찍 심을 수 있는 채소 종류로는 근대(swiss chard), 시금치(spinach), 상추(lettuce), 파(green onion, scallion, leek), 양파(onion, shallots), 무(radish), 청경채(bak choi), 얼갈이배추(leafy cabbage), 양배추(cabbage), 케일(kale), 콜라드(collard), 콜라비(cohlabi) 등이 있다.


봄에 심을 수 있는 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