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욕실 구조·수도배관 문제있는 집 포기”

2011-02-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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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모델링 염두, 주택구입 때 주의할 점

주택 경기가 한산한 요즘이 주택 리모델링 실시에는 적기로 여겨진다. 일감이 줄어든 건축업자들이 공사비 할인 공세를 펴고 있고 자재비도 수요 감소로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CNN 머니닷컴에 따르면 리모델링 공사비의 경우 주택 활황기의 최고 20%까지 떨어졌고 건축용 목재는 2000년 중반에 비해 약 23~35% 하락했다. 또 최근에는 단순 리모델링이 아닌 친환경 리모델링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거주 기능과 주택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것이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가장 큰 목적이다. 하지만 리모델링이 잘못 실시될 경우 사는 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택의 시장성도 떨어져 처분도 힘들게 된다.

결국 빌보드 광고에서 흔히 보는 ‘어글리 홈’(We buy ugly homes)이나 MLS상에서 접하는 ‘투자자용 매물’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리모델링 실수로 일반인들이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어글리 홈’ 전문 매입업체 ‘홈베스터스’사의 매입 사례를 통해 피해야 할 리모델링 사례를 살펴본다.


■ 이런 매물은 피하라


■역기능 구조

동선을 고려해 디자인된 주택이 큰 인기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해 주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계획없이 리모델링에 나섰다가 자칫 동선이 고려되지 않은 역기능 주택으로 변질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수가 늘어 침실을 하나 추가했는데 위치를 잘못 선정하는 바람에 동선이 완전히 흐트러지는 경우다. 거실에서 주방까지 가는데 침실 하나를 거쳐가야 한다면 침실이 기능이 유명무실해진다.

주택시장 불황 장기화로 떨어져 지내던 부모님 등과 최근 다시 합치기 위해 침실 추가공사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침실 5개에 욕실 1개

침실과 욕실 개수의 비율이 적절하게 고려되지 않은 리모델링도 주의 대상이다. 침실이 5개인데 욕실이 1개라면 매일 아침시간 욕실을 사용하기 위한 가족 간 전쟁이 불보듯 뻔하다.

역시 무리한 침실 추가공사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는데 침실 추가 공사 때 반드시 적절한 욕실 개수 비율을 고려해 공사에 나서야 해야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욕실이 잘못 위치되는 것도 불편함을 더하고 주택의 가치를 떨어뜨리므로 주의한다. 홈베스터스가 지적한 주택 중에는 침실이 2층에 3개, 3층에 2개로 침실이 총 5개짜리 주택이 있었다. 그런데 욕실은 지하에 1개만 설치된 경우도 있는 끔찍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리모델링 때 욕실의 개수와 위치를 신중히 선정해야 함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지나치게 큰 주방·색상 안 맞는 바닥재
집안 형태 부조화·뜯어내기도 힘들어


■차고 침실 개조

침실이 부족할 경우 가장 먼저 차고 공간 활용을 떠 올린다. 차고공간을 개조해 침실로 변경하는 사례가 많은데 자칫 건물 외관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차고 일부공간을 침실로 개조한 후에도 차고문 등 건물 외관은 외부에서 볼 때 여전히 차고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차고-침실 개조 공사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차고공간을 할애해 침실을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외관에 대한 마무리 공사가 미흡해 주택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초대형 주방

주부가 포함된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결정은 주방의 크기나 형태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집을 보러 가서도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주방으로 직행하기도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주방 리모델링을 실시하는데 주변 공간과 조화를 이루도록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턱대고 초대형, 초호화 주방을 꾸미다가 주변 리빙룸, 패밀리 룸 등과의 조화가 맞지 않아 어색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홈베스터스에 따르면 요리를 즐기는 한 주택 소유주가 리빙룸을 헐어 초대형 주방으로 개조한 경우가 있었다. 주방 요리시설을 맘껏 늘리고 대형 키친 아일랜드까지 들여놓았지만 결국 가족의 오락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리빙룸이 사라져 이상한 형태의 구조가 되고 말았다.

■옷장 없는 침실

대개 침실 내에 옷장 시설이 설치되어야 침실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부 주택을 방문해 보면 옷장이 없는 침실을 간혹 볼 수 있다. 두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침실 공간을 늘리기 위해 옷장을 헐어버린 경우, 아니면 침실 추가공사를 실시하면서 충분한 옷장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다.

어떤 이유든 옷장이 없는 침실을 선호하는 바이어는 드물다. 옷장 없는 침실은 주택 판매 때 시장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잘못된 색상 조합

실내 장식의 잘못된 색채 배합도 문제다. 주택 구조가 아무리 뛰어나고 각종 시설이 고급이라도 실내 색상이 어색하면 바이어의 눈에 쉽게 들어오기 쉽지 않다. 색상과 관련 특히 주의해야 할 곳이 바닥 장식재다. 내·외벽의 색상은 페인트 작업으로 비교적 쉽게 변경할 수 있지만 한번 설치된 바닥 장식재를 뜯어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바이어들이 거부감을 느끼기 쉬운 바닥 장식재로는 여러 색상이 포함된 타일이니 가급적이면 피한다. 바닥재든 벽이든 뉴트럴 색상을 사용하면 바이어들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조경 시설

정원의 조경 시설로 리모델링 때 주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정원에 나무나 꽃이 너무 없어 황량하게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심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원에 수풀이 너무 무성하면 실내공간으로 유입되는 자연광을 차단해 실내를 어둡게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잘못된 수도관 설치

수도관이 잘못 설치되는 경우는 흔히 욕실 추가 때 발생한다. 욕실이 필요해 추가하는 과정에서 수도관 설치 장소가 적당치 않아 일부 벽을 뚫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욕실이 추가돼 편리한 점도 있지만 수도관이 항상 눈에 띄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자칫 실내 디자인이 흉물스러워질 수도 있어 벽 내부나 천장 사이 등 보이지 않는 장소에 수도관 설치장소가 확보된 후에 욕실 추가공사를 계획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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