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큰 폭 상승없이 낮은 이자율 유지 전망

2011-01-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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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모기지 금리 동향은…

모기지 이자율이 2주 연속 하락했다. 1월13일 기준 30년 고정 전국 평균 이자율은 약 4.71%로 전주(4.77%)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15년 고정 이자율도 전주(4.13%)보다 떨어져 같은 기간 4.08%로 집계됐다. 주택거래가 뜸한 요즘 주택시장에는 호재다.

만약 모기지 이자율마저 오른다면 주택시장이 금융위기 때와 같이 다시 얼어 붙을 수 있다. 주택시장은 모기지 이자율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기지 이자율 등락에 주택구매 수요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낮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은 올 한해 큰 폭의 상승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만 모기지 이자율에 몇 가지 변화가 예상되는데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올해 모기지 이자율 동향에 대해 알아본다.

연중 4%대 유지 연말쯤 5%대 예상
융자승인에 60여일‘락인’활용 권장


■이자율 바닥 확인

모기지 업계를 대변하는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4%대 시대를 마감하고 5%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은 없겠지만 서서히 올라 연말쯤 5%대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6%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종 융자 이자율을 집계하는 뱅크레이트닷컴은 이미 지난해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뱅크레이트닷컴은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모기지 이자율이 지난해 3분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고 실제로 연말 30년 고정 전국 평균 이자율이 4.83%을 기록, 5%대에 근접한 바 있다.

이자율이 오르면 주택 소유주와 대기 구매자들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소유주의 경우 재융자 때 적용되는 이자율이 불리해지고 바이어들은 주택구입 때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이자율이 지난해 11월(4.17%) 이미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이처럼 낮은 수준의 이자율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현재 5%를 넘지 않는 이자율도 과거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자율이 떨어지기를 기대하지 말고 서둘러 주택 구입이나 재융자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모기지 발급액 감소

MBA는 올해 모기지 총 발급액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융자 수요가 급감하면서 모기지 총 발급액이 1조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MBA는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주택 융자 신청건수의 약 80%를 차지하는 재융자 신청이 올해 약 37%대로, 내년에는 약 26%대로 각각 떨어지면서 모기지 총 발급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이 브링크맨 MBA 수석 연구원은 소비자 신뢰가 개선되어야 주택융자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링크맨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 성장이 만족스럽지 못했고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취약한 고용시장 상황과 세율 인상 전망 등으로 소비자 지출이 늘지 않아 주택 융자 시장에 여전히 찬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MBA에 따르면 지난해 총 모기지 발급액은 약 1조4,00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중 약 80%를 차지했던 재융자 발급액 규모가 올해는 약 4,140억달러대로 급감할 전망이다. 반면 주택 구입 융자는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는데 올해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MBA 측은 지난해 주택 구입 융자액은 약 4,800억달러로 2009년(6,650억달러)보다 약 28% 감소한 바 있는데 올해는 2009년도 수준을 회복할 것을 내다보고 있다.

■점보 모기지 이자율 하락

점보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해 고가 주택시장의 숨통이 조금 트일 전망이다. 온라인 융자업체 렌딩트리에 따르면 최근 컨포밍 융자와 점보 융자 이자율 간의 격차가 약 0.6%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컨포밍 융자를 얻을 경우 5%의 이자율을 적용받는 바이어가 융자액이 큰 점보 융자를 신청할 경우 5.6%의 이자율을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두 이자율 간의 차이는 2008년 말 1.9%포인트 차로 가장 크게 벌어진 바 있는데 최근 상당히 좁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점보 융자 한도액은 41만7,000달러이고 일부 고가 주택 지역의 점보 융자 한도액은 약 72만9,750달러다. 이 융자 한도액이 초과될 경우 컨포밍 융자 이자율보다 높은 점보 융자 이자율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융자액이 커 일반 융자보다 위험부담이 높다고 판단하는 은행이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인데 금융위기 이후 일반 융자와 점보 융자 이자율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로 인해 고가 주택에 대한 구입이나 재융자가 어려워져 고가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두 이자율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 격차를 좁혀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더딘 융자 승인 절차
올해 역시 융자 승인 과정에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융자 승인 과정에 길게는 60일까지 소요될 것에 대비해 이자율을 60일에서 90일 동안 ‘락 인’(lock-in) 해 놓으라고 권고한다. 융자 승인기간이 간소화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서류 검토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측이 별다른 충원 없이 예전에 비해 늘어난 서류를 검토하느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같은 융자 승인 지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융자 역시 단기간에 승인 받기가 까다로울 전망이다. 특히 2차 융자를 끼고 있는 경우 2차 융자 은행과 협상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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