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류 열풍에 ‘한국의 맛’ 인기 실감

2011-01-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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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 아메리칸 엑스포 가봤더니

지난 15-16일 포모나 페어플렉스에서 열린 2011년 아시안 아메리칸 엑스포(Asian American Expo)는 중국 커뮤니티의 주최로 매년 설날 전에 열리는 행사로, 새해를 맞이하는 힘찬 도약과 설의 흥겨운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문화의 장이다.

올해 30회를 맞은 아시안 아메리칸 엑스포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안 커뮤니티 간의 비즈니스 연계를 도와주고, 문화적 연대작용을 북돋워 미주 아시안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어주는 단결과 응집력을 향상시켜 온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대규모 전시장에는 6개의 특설무대를 비롯하여 100여개의 흥미진진한 쇼와 800여개의 부스를 보유하여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틀간의 행사기간에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미주 최대의 아시안 비즈니스 전시회로 발돋움했으며, 남가주의 중국인들이 매년 가장 기대하는 행사로 자리매김 하였다.

여러 가지 정보와 볼거리가 넘쳐나는 가운데, 제7관에서 개최된 음식박람회에서는 친근한 아시아 기업들의 식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불경기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으로는 퍼시픽 자이언트, 오양수산, 왕 글로벌넷, 농심, 자연나라 등이 참여하여 아시안 문화 한 중심에서 한국 식품을 널리 알렸다.


또 야외 장터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주요 스폰서를 맡아 각종 공연을 비롯한 사은품 증정과 경품추첨 행사 등이 열리고 있었고, 푸드코트에서는 한국 브랜드인 ‘마이징어’ 오징어구이도 눈에 띄었다. 한류의 인기를 등에 업고 우리 음식들을 소개하는 현장을 찾아보았다.


■퍼시픽 자이언트(Pacific Giant)


한성기업의 미주 브랜드 ‘퍼시픽 자이언트’는 올해 처음으로 참여하였다. 3개의 부스로 나누어 ‘고흥 유자차’ ‘녹차도시락 김’ ‘광천 김’을 비롯하여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해물 군만두’ ‘이게조아 맛살’ 등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최상 품질의 지역 특산품들을 선보였다. 새콤달콤하고 따끈한 유자차를 맛본 사람들은 그 맛이 최고라며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고, 깔끔하게 포장된 김은 물론이고, 즉석으로 구워낸 해물 군만두도 반응이 좋았다.

그 외에도 ‘바지락 조개탕’ ‘재첩국’ ‘한성 해물경단’, 여러 가지 맛의 소시지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녹차 도시락 김은 시식하기가 바쁘게 판매로 직결되어 우리나라 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찰리 박 차장은 “올해 처음으로 참가했는데, 반응이 좋다. 우리 고흥 유자차가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상상 못했다”며 유자차 소개에 바쁜 모습이었다.

■오양수산-대장금

오양수산은 중국에서 한류 열풍의 주연급 역할을 해낸 드라마 ‘대장금’을 앞세웠다. 오양수산이 MBC와의 단독계약으로 탄생된 ‘대장금’ 브랜드를 통한 한류 마케팅의 성공으로, 정성이 가득 들어가고 건강까지 생각한 한국 음식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부각되어 그 인기가 대단했다. 또한 6년째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베테런 기업이기도 하다.

‘불고기’ ‘갈비’ ‘매운맛’ 등의 각종 소스를 비롯하여 ‘조미 어포류’ ‘알로에 주스’, 전병과자인 ‘롤 전병’ 등의 제품을 소개했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오양수산 아메리카의 케네스 윤 대표는 “이곳에서 소비자를 직접 대하며 이틀이라는 시간을 보내보면 해마다 취향과 트렌드가 바뀌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오양수산의 케네스 윤 대표가 대장금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윤 대표는 또 “올 한해의 시장을 미리 알아보는데 큰 도움이 되고, 판매와 직결되는 문제점들을 바로 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행사”라며 원가 세일을 하면서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라 느끼고 배우는 점도 많다고 전했다.

‘대장금 쌀국수’는 시식을 하지 않아도 불티나게 팔려 반나절이 채 지나기도 전에 물량이 동이 났으며, 한식을 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소스류도 인기가 많았다. 시식하고 나면 어김없이 판매로 이어지는 어포류와 한국 과자인 롤 전병도 효자 아이템이다. 한국인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오양’이라는 이름을 포기하는 대신 아시아 마켓을 향해 인기 드라마 ‘대장금’을 앞세운 똑똑한 한류 마케팅의 좋은 성공의 예를 제시하였다.


■왕 글로벌넷-수라상


왕 글로벌넷은 1970년대부터 해외 거주 한인들에게 한국 식품을 제공한 역사가 깊은 기업으로 그동안 미주 한인들의 식탁을 지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식품 유통기업이다. 수라상 브랜드를 출범하여 자체 생산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는 왕 글로벌넷의 이유민 부장은 “중국 시장 진출 1년 차로서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들을 골라서 홍보 차원에서 나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 한국 식품의 판매가 중국을 비롯한 범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면 한국 음식 세계화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 글로벌넷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수라상’은 예쁜 로고에 고급스러운 용기 디자인과 포장으로 품격 있는 이미지로 다가가는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삼선짬뽕’ ‘칼국수’ ‘해물우동’ 등의 즉석 면류가 시식과 함께 판매되었고, 잔치음식으로 잡채를 비롯한 ‘3가지 맛 동그랑땡’이 인기가 매우 좋았다.

한 가지 또 놀라운 것은 왕 글로벌넷에서 수입하는 ‘빙그레’의 바나나 맛 우유와 메로나를 구입하려고 늘어선 줄이 줄어들 줄 몰랐다는 것이다. 김치현 지점장은 “너무 바빠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라며 “메로나 시리즈로 멜론, 딸기, 망고, 바나나 맛이 있는데, 그 중 망고가 가장 잘 팔리고 단팥으로 만든 비비빅도 인기가 좋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농심

참가 4년째인 농심은 신라면 한 가지 품목만을 준비하여 소비자들을 만났는데, 두 가지 부스로 나누어 한쪽에서는 시식행사가 진행되었고, 다른 쪽에서는 경품추첨 행사가 있었다. 양쪽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으로, 한국 라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시식 현장에는 즉석 컵라면을 맛보기 위한 줄이 늘어섰다. 또한 경품추첨 행사는 원판을 돌려서 공짜 라면 선물을 받아가는 형식인데, 한 박스가 당첨될 때마다 모두가 환호를 외쳐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30~4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하는 줄을 서서도 참가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농심 미주법인의 이용훈 차장은 “중국 본토시장도 매년 30%의 성장세를 보이며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더 본격적인 마케팅과 현장 시식행사를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다른 제품들도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안 아메리칸 엑스포의 음식박람회장은 수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한성기업 ‘퍼시픽 자인언트’의 찰리 박 차장이 고흥 유자차를 소개하고 있다.


왕 글로벌넷의 이유민 부장이 수라상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불티나게 팔렸던 빙그레의 메로나.


인기가 많았던 농심의 경품행사 현장.

<내년 아시안 아메리칸 엑스포 참가하려면>

이 엑스포는 옐로 페이지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한국인 담당자 장미화씨에게 연락하면 된다. 장씨는 세계화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시안 마켓을 통해 자사 기업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므로 보다 많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당부했다. (714)322-6940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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