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쌀쌀한 날씨 따끈한 국물 생각날 땐…

2010-11-03 (수)
크게 작게

▶ 서울곰탕

일찍 해가 져서 저녁 시간이면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게다가 날씨마저 변덕스러워 을씨년스러운 요즈음,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려 술 한 잔 기울이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따끈따끈한 국물이나 찌개, 고향을 생각하게 하는 별미의 술안주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이런 날엔 웨스턴과 3가에 위치한 서울곰탕이 제격이다.

둥근 테이블에 모여 앉아 꼼장어볶음이나 곱창철판, 닭똥집야채철판, 해물파전 등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하루의 스트레스도 싸악 가신다. 그런가하면 진하고 고소한 곰탕 한 그릇이면 이민생활의 피곤한 하루의 삶도 사르르 녹으며 불끈 힘이 솟는다. 퇴근 후, 속은 출출하고 왠지 그냥 집에 들어가기 섭섭하다? 그렇다면 오늘 당장 서울곰탕으로 가보자.

맛있게 담가 적당히 익힌 김치가 맛의 비결인 얼큰한 고등어찜.


양념다대기가 특징인 매운꼼장어철판볶.

치즈가 녹으면서 향과 부드러운 맛을 내는 부대찌개는 타인종들도 즐겨먹는 메뉴.

국물 양을 조절하여 진한 맛이 일품인 곰탕은 환절기의 일등 영양식이다.


진한 영양곰탕과 얼큰한 찌개·전골 다양
포장마차서 먹던 꼼장어·닭똥집 안주도


화창한 남가주답지 않게 간간히 비도 뿌리며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이런 날에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따끈따끈한 국물이나 얼큰한 찌개 및 전골 종류. 그렇다면 당연 진하고 고소한 곰탕과 얼큰하고 칼칼한 찌개 및 볶음 등으로 유명한 서울곰탕이 최고다.

웨스턴과 3가에 위치한 서울곰탕의 대표적인 메뉴는 물론 곰탕이지만, 최근에는 전골이나 찜 등 술안주를 겸한 메뉴를 보다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저녁시간이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서울곰탕을 찾는 발길이 많아졌다. 서울곰탕은 지극히 한국적인 음식이지만 바쁜 이민생활을 살다보면 가정에서 직접 해 먹기도 쉽지 않은 토속 메뉴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친구, 동료는 물론 가족단위로도 많이 찾는다.



환절기에 좋은 영양식은 역시 곰탕이 제일이다. 양곰탕, 섞어곰탕, 도가니탕, 꼬리곰탕 등, 뽀얀 진국이 특징인 곰탕의 종류도 다양하다.

20년 요리경력을 자랑하는 김창식 매니저는 곰탕 국물을 진하고 맛있게 우려내기 위해서는 끓이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국물의 양을 조절하는 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매니저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곰탕을 찾는 손님들도 부쩍 늘어 요즘같은 땐 하루 평균 200그릇 이상의 곰탕이 팔려 나간다”고 전하며, 곰탕은 한국인들 모두가 즐겨 먹는 음식이지만 바쁜 이민생활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곰탕 끓이기가 쉽지 않은 탓에 곰탕을 투고로 주문해 가는 주부들도 많다고 덧붙인다. 점심, 저녁 상관없이 곰탕 한 그릇이 5.99달러(도가니탕과 꼬리곰탕은 별도).

서울곰탕은 물론 곰탕 전문식당이지만 최근에는 술안주를 겸한 토속적인 메뉴를 대폭 늘렸다.

대표적인 술안주 감은 막창, 대창, 곱창 철판볶음, 그리고 매운 꼼장어철판이나 닭똥집야채철판, 부대철판도 인기다. 뿐만 아니라 통김치닭찜, 통김치고등어찜과 같은 얼큰한 찜 종류도 술안주로 제격이다.

대부분이 옛날 고향에서 즐겨 찾던 포장마차를 생각나게 하는 음식들이다. 양도 푸짐해서 3~4명이 먹기에 충분한 술안주를 소주 한 병 곁들여 부담없는 가격인 19.99달러에 제공한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등어나 닭에 반으로 가른 포기김치를 통째로 넣고 끓인 통김치닭찜과 통김치고등어찜의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김치에 있다. 즉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것은 기본이며 적당히 익혀야 한다는 것. 김치가 너무 익어도 제맛이 나질 않기 때문이다.

김치찜 메뉴는 술안주로도 좋지만 밥 반찬으로도 그만이어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메뉴다. 여성들이 김치찜 종류를 즐겨찾는다면 나이가 지긋한 남자 손님들에게는 매운 꼼장어볶음이 인기다. 양파와 대파를 큼지막하게 썰어서 맵게 양념한 다대기를 넣고 즉석에서 볶아먹는 꼼장어볶음 하나면 저녁시간이 즐겁다.

한편 이름도 특이한 부대찌개는 외국 손님들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부대찌개는 전쟁으로 어려웠던 우리나라의 과거가 배경인 음식이지만, 언제부터인지 누구나 즐겨먹는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굳어졌다. 그런데 서울곰탕에서 만난 부대찌개는 특이하게도 노란 치즈 조각 몇 개가 얹어져 있다. 끓는 과정에서 치즈가 녹아 얼큰한 찌개이지만 치즈맛이 얼핏 곁들여진 별미의 부대찌개가 된다.

김 매니저의 설명에 의하면 부대찌개에 치즈를 곁들이면 매운 맛을 완화시켜주면서 향도 있고 맛도 한층 부드러워진다는 것. 그래서인지 서울곰탕의 부대찌개는 타인종들도 즐겨 찾는 메뉴다. 이밖에 해물부추전이나 해물파전, 모듬수육, 홍어회, 곱창전골 등, 다양한 술안주가 준비되어 있으며, 곰탕 외에도 갈비탕이나 우거지갈비탕, 감자탕, 육게장, 냉면 등, 식사메뉴도 고루 준비되어 있다.




<글·사진 안진이 객원기자>


▲주소: 301 S. Western Ave
▲전화: (213)389-1112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