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레스 색상·디자이너, 남편의 사우디 왕세자 환대에 ‘화룡점정’
▶ 빈살만의 반체제언론인 살인교사 혐의 ‘면죄부’ 준 트럼프에 비판론도

사우디 왕세자 만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년여만에 미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베푼 초특급 환대가 워싱턴 조야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18일 백악관 만찬장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가 입고 나온 드레스 색깔도 관심을 모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만찬에 참석하며 입은 드레스 색상이 사우디 국기 색깔에 매우 가까운 '카드뮴 그린'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이 드레스는 1년 전 사우디 리야드에서 대규모 패션쇼를 개최했던 레바논 출신 디자이너 엘리 사브가 디자인한 것으로, 현재 3천350달러(약 490만원) 가격에 팔린다고 NYT는 전했다.
사브의 작년 리야드 패션쇼는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우디 경제 현대화 프로젝트인 '비전 2030'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문화 행사의 하나였다.
따라서 멜라니아 여사의 드레스 색상과 디자이너는 빈 살만 왕세자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보여준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는 역대 미국 퍼스트레이디 중 공식 활동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점에서 남편의 사우디 외교에 힘을 실어준 이번 의상은 더 눈길을 끄는 측면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1조 달러 규모의 천문학적 투자를 약속하고, 두 아들의 사업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의 미국 방문에 그야말로 '레드카펫'을 깔아준 양상이다.
그는 사우디를 '비(非)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하는 한편 사우디에 F-35 전투기를 판매하기로 하는 등 안보 측면에서 사우디에 힘을 실어줬다. 또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의 실권자이긴 하나 공식 국가 정상이 아님에도 18일 오찬과 만찬을 연달아 함께하는 정성을 보였다.
또 빈 살만 왕세자에 승인 하에 실행됐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결론 낸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를 적극 변호하는 한편 기자에게 면박을 주기도 했다.
과거 빈 살만 왕세자와 악수 대신 '주먹인사'를 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며 손을 덥석 잡아주기도 했다.
천문학적 거액의 대미투자 유치 등 미국의 국익을 위한 계산된 환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공권력에 의한 잔인한 폭력 사건 책임자로 의심받는 인물에게 부당하게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카슈끄지가 생전 칼럼니스트로 일했던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자 사설에서 "미국 정부는 종종 더러운 사람들과 협력하며 국익을 증진한다"면서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는 "미국에 전략적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